K-디스플레이 왕관 되찾는다…정부 지원에 '프리미엄 OLED' 정조준

김민성 기자 2023. 5. 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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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등 5년간 65조원 투자…정부도 세액공제 등 대폭 지원 계획 발표
투명·차량용·XR 디스플레이 '신시장' 집중…"2027년 세계 1위 탈환" 목표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후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투자협약식에서 OLED 패널에 방명록을 남기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4.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정부가 18일 내놓은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은 저가 전략을 앞세운 중국에 덜미를 잡힌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청사진이다. 국내 양강 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민간 기업이 IT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라인 증설,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 등에 5년간 65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이에 맞춰 정부는 세액공제 확대, 특화단지 지정, 규제 해소 등으로 지원에 나서는 그림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국가전략기술을 넘어 공장 인허가 단축을 지원받을 수 있는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됐다.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차세대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부가 시장이자 아직은 중국보다 우위인 OLED 분야에 초점을 맞춰 투명·차량용 OELD를 비롯해 확장현실(XR) 등 신시장 개척·확장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를 발표하고 △세계시장 점유율 50% 달성 △경쟁국과 기술격차 5년 이상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화율 80% 이상 △전문인력 9000명 양성 등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2027년 세계 1위 탈환' 내건 정부…'프리미엄' OLED 키운다

정부가 디스플레이 산업의 향후 목표까지 명확하게 제시한 것은 중국이 우리 디스플레이 주력인 OLED 시장에서도 거센 추격에 나서고 있어서다. 한국디스플레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OLED 시장에서 국가별 점유율은 한국 81.3%, 중국 17.9%였다. 대형 OLED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95.2%에 달했다. 다만 모바일을 주력으로 하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중국이 8년 만에 20%대 점유율을 달성하며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이미 LCD(액정표시장치) 분야에선 1위 자리를 2017년 중국에 내줬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중국의 올해 1분기 LCD 패널 점유율은 51.8%로 한국(14.9%)의 3.5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는 LCD사업을 접었고 LG디스플레이(034220)도 LCD TV 패널 국내 생산을 중단했다.

중국이 LCD에 이어 중소형 OLED에도 뛰어든 만큼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우리 업계는 주도권 사수를 위한 중요한 시점에 놓인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LCD 시장에서 발을 빼는 대신 높은 기술 수준이 필요한 OLED 생산에 집중하고 수요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OLED 중에서도 난도가 높은 기술이 필요한 투명 OLED가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는 분야로 꼽히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삼성, XR 시장 대비 美 마이크로 OLED 인수…LG도 투명 OLED로 '체질개선'

정부도 차량용 및 투명 OLED, XR 등을 '3대 디스플레이 신시장'으로 꼽았다. 기존 시장인 TV용 OLED 패널보다 XR 분야 등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도 발 벗고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강민구 옴디아 수석연구원은 "IT, 디바이스 분야의 OLED 패널 수요는 스마트폰 이상의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수요 회복을 그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중국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말했다.

국내 양강 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기술력을 보강하면서 신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여러 글로벌 기업이 잇달아 AR, VR 등 XR 기기를 내놓을 것을 예고하면서 마이크로 OLED 기술의 몸값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기존 LCD 기술로는 XR 디스플레이의 완전한 구동이 어렵다.

삼성디스플레이는 XR 시장을 새 먹거리로 점찍고 마이크로 OLED 등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26년쯤 메타버스 기기가 시장에 대중화 될 것으로 보고 내년쯤 첫 마이크로 OLED를 양산하겠다는 게 삼성디스플레이의 계획이다. 미국 마이크로 OLED 업체인 이매진을 10%의 웃돈을 주고 2900억원에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XR기기는 향후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이매진의 기술을 바탕으로 XR 관련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도 최근 수익성이 떨어진 LCD TV 패널 국내 생산 종료 시점을 앞당기는 것과 투명 OLED와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집중하며 '체질개선'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OLED를 중심으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질 전망"이라며 "앞으로 LED 시장 확대에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InfoComm) 2022'에서 모델이 화면과 화면 뒤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를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022.6.9/뉴스1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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