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출마 예정자에게 기부받은 당협 관계자, 집행유예

기사내용 요약
법원 "선거법 취지에 반해, 죄질 좋지 않아"
기부자들에 벌금 50만~80만원 선고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수원법원종합청사. 2022.04.26. gaga99@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시의원 출마 예정자 등에게 수백만원 기부를 요구해 받은 경기도 모 지역 국민의힘 당원협의회 관계자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황인성)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기도 모 지역 국민의힘 당원협의회 사무국장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77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A씨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자신이 속해있는 당원협의회가 관리하는 선거구 현직 시의원과 시의원 출마 예정자에게 모두 946여만원을 기부할 것을 요구해 현직 시의원 B씨 등 5명으로부터 770만원을 기부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B씨 등이 기부한 돈은 같은 해 2월 진행된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사무원 수당·실비로 지급된 돈으로, A씨는 "당원협의회 운영비로 사용해야 하니 수당을 반납하라"는 취지로 돈을 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부금을 낸 5명 중 4명은 지난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기부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으며, 피고인이 시의원 후보자 공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기부를 요구하고 받았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도 크다"며 "이후 선거관리위원회 조사가 시작되고 언론에 보도되자 특별당비 명목으로 돈을 받았던 것처럼 허위 진술해 범행을 축소·은폐하려고 시도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법정에 이르러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기부를 요구하거나 받은 것은 아닌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의 부탁을 받고 88만~154만원 상당의 기부금을 낸 혐의로 같이 재판에 넘겨진 현직 시의원 B씨 등 5명은 각각 벌금 50만~80만원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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