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보고 싶지 않았던 ‘이 사진’…올해는 더 끔찍하다 [지구, 뭐래?]

2023. 5. 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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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유럽은 기록적으로 가장 더웠다. 세계보건기구(WHO)은 유럽 지역에서 최소 1만5000여명이 더위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폭염 속 포르투갈 리스본 해변 [AP]
불과 4개월 전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올해 1월이다. 기상 관측 사상 가장 큰 폭으로 기온이 떨어졌다. 영하 50도에 이르는 북극 한파가 한반도를 강타했고, 전국 곳곳이 영하 30도에 육박할 만큼 얼어붙었다.


4개월 뒤 지금은?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에 유례없는 폭염이 강타했다. 40도는 명함도 못 꺼낼 지경이다. 멀리 볼 필요도 없다. 5월부터 모기와 바퀴벌레가 득실하고,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여름은 역대급 폭염과 폭우가 예고돼 있다.


그리고 또다른 충격적 뉴스가 전해졌다. 전 세계가 우려한 지구 온난화의 마지노선을 5년 내에 돌파할 것이란 경고다.


‘기후재앙’은 멀리 있을까. 작년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유럽에서만 최소 1만5000여명이 사망했다.


‘기후재앙’은 남의 일인가. 작년 미친듯한 폭우로 사망자까지 속출했고, 유례없는 가뭄에 남부지방은 초토화됐다. 기록적인 산불은 여전히 끊이질 않는다.


다시 보고 싶지 않았던 작년의 기후재난. 하지만, 예고편에 불과했을 지 모른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가 최근 공개한 연례 평가가 알려지면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WMO는 평가에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 기온이 향후 5년 안에 산업화(1850~1990년) 이전 대비 1.5도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1.5도’가 사소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개별 지역이 아닌 지구의 온도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면서 제시된 마지노선이다.

1.5도를 돌파할 경우 전 세계는 극심한 홍수와 가뭄, 산물, 식량부족, 해수면 상승, 바다 생태계 파괴 등 인류는 말 그대로 기후재앙에 직면한다.

한 소년이 가뭄으로 말라버린 습지에서 배 위를 걷고 있다. [AFP]

이미 지구 온도는 최소 1도 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지금 전 세계가 겪는 기후재난이 이 정도다.

WMO는 지구 표면 상승 폭이 일시적으로라도 1.5도를 돌파할 확률을 66%로 내다봤다. 이 수치가 50%를 넘긴 건 사상 최초의 일이다. 확률적으로 1.5도를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단 의미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48%로 돌파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컸다. 1년 만에 상황이 변했다.

향후 5년 안에 지구가 가장 뜨거운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은 사실상 100%(98%)다. 가장 더웠던 해가 2016년인데, 이 기록은 사실상 깨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발표에 앞서 이미 전 세계는 극심한 이상고온에 시달리는 중이다. 원인은 기후변화다. 이미 전 세계 곳곳이 5월 사상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태국은 체감온도가 50도를 돌파했다. 베트남, 미얀마 등에선 기온이 40도를 돌파한 날이 이어졌다.

이미 작년 전 세계 곳곳은 기후재난에 극심한 피해를 겪었다. 파키스탄 홍수가 한 예다.

작년 8월 파키스탄에 폭우가 내리자 어른들이 아이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AFP]

홍수는 마치 성서에 나온 노아의 방주처럼 모든 걸 집어삼켰다. 1700명 이상이 숨졌고,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크리스천에이드 보고서는 이 재난의 피해액을 56억 달러로 잡았지만, 세계은행은 이 홍수로 인한 물질적·경제적 손실이 총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최대 900만명이 홍수 때문에 빈곤층으로 전락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지난 여름 유럽은 기록적으로 가장 더웠다. 세계보건기구(WHO)은 유럽 지역에서 최소 1만5000여명이 열 관련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기상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 40도는 무난한 지경이었다. 포르투갈은 47도까지 올랐고, 스페인도 45도를 기록했다. 올해엔 더 극심한 폭염이 예고된 상태다.

아프리카를 비롯, 대륙 곳곳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피해가 속출했고, 미국 등은 역대급 강도의 허리케인이 강타했다.

작년 11월 케냐에서 가뭄으로 죽어 있는 얼룩말 사진 [AP]
작년 10월 허리케인 이안 때문에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다리가 끊어졌다.[AP]

기후학자는 이상고온의 원인이 지구 온난화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올 하반기엔 엘니뇨의 영향으로 이와 같은 극단적인 이상기후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영국의 ‘크리스천에이드(Christian Aid)’의 ‘2022년 기후재난 비용 집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발생한 10가지 극한 기후재난으로 인한 비용이 30억달러(약 3조8000억원)~ 1000억달러(약 126조7000억원)에 이른다. 10대 재난 비용을 합치면 1681억달러(약 212조원)다.

보고서는 이 추정치가 보험 손실만을 기반으로 계산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피해액은 이를 훨씬 웃돌 것이란 설명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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