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산업 리포트] “가만히 두면 지구로 추락”… 괴짜 억만장자까지 나선 허블 우주망원경 구조작전

이종현 기자 2023. 5. 1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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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맨(40)이 지난 15일 트위터에 올린 글의 일부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지난해 NASA에 폴라리스 프로젝트와 제휴해 드래건 우주선으로 허블 우주망원경을 구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시 스페이스X의 제시카 젠슨 부사장은 드래건 우주선을 허블 우주망원경에 도킹한 뒤에 고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구조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블 우주망원경 구조작업에는 스페이스X 외에 우주 스타트업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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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후 수리 못한 허블 우주망원경… 고도 점점 낮아져
이대로면 2037년에 지구 추락할 확률 50%
스페이스X와 우주 스타트업 기술 협력
스타트업 자금난이 변수… 성공하면 20년 이상 수명 연장도 가능
드래건은 허블 우주망원경의 수명을 20년 이상 늘리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Dragon boosts & enhances Hubble science capabilities for 20+ years.. at no cost).

미국의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맨(40)이 지난 15일 트위터에 올린 글의 일부다. 아이잭맨은 미국 신용카드 단말기 판매 회사인 ‘시프트4페이먼트’의 창업자로 스페이스X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와 함께 우주여행 프로젝트인 ‘폴라리스’를 운영하고 있다. 우주를 꿈꾸는 괴짜 억만장자의 레이더에 어쩌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포착된 걸까.

지구 궤도에 떠 있는 허블 우주망원경의 모습. /NASA

1990년에 발사된 허블 우주망원경은 이미 설계수명을 넘겼다. 지금은 2021년 12월 발사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에 밀렸지만 여전히 ‘현역’이긴 하다. 과학기술계에선 천문·우주와 관련된 수많은 연구 성과가 허블 우주망원경 없이는 불가능했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지구 대기에 의해 유도되는 항력 때문에 허블 우주망원경의 고도가 서서히 낮아지고 있어 강제 은퇴가 불가피하다. 작년 말 기준으로 허블 우주망원경의 고도는 540㎞다.

원래 허블 우주망원경은 미국의 우주왕복선이 수리를 맡아 왔다. 하지만 2009년 5월 우주왕복선 애틀란티스호가 다섯 번째 수리를 한 이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종료되면서 더 이상 손쓸 수가 없는 상태가 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프로젝트 매니저인 패트릭 크로스는 작년 9월 브리핑에서 “(아무런 지원이 없다면) 허블이 2037년에 지구에 떨어질 확률이 50%”라고 말했다.

NASA는 제임스웹에 이어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낸시 그레이스 로먼’을 2027년 우주로 쏘아올릴 예정이다. 성능이 한참 떨어지는 허블의 구조를 위해 큰돈을 쓸 이유도, 여유도 없는 상황이다.

허블 우주망원경 구조 작업에 손을 내민 건 괴짜 억만장자들이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지난해 NASA에 폴라리스 프로젝트와 제휴해 드래건 우주선으로 허블 우주망원경을 구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시 스페이스X의 제시카 젠슨 부사장은 드래건 우주선을 허블 우주망원경에 도킹한 뒤에 고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구조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언제 허블 우주망원경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될지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아이잭맨이 8개월 만에 허블 우주망원경의 수명을 20년 이상 연장할 수 있다는 언급을 내놓은 것이다.

미국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먼이 같이 비행할 3명의 크루들과 찍은 사진. (왼쪽부터) 재러드 아이잭먼,안나 메논,사라 길리스, 스콧 포티트. /폴라리스 프로그램

허블 우주망원경 구조작업에는 스페이스X 외에 우주 스타트업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우주 운송 스타트업인 모멘투스(Momentus)와 영국의 우주 기업 애스트로스케일(Astroscale)은 최근 NASA에 허블 우주망원경 구조작업에 참여하겠다는 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모멘투스는 비고라이드(Vigoride)라는 이름의 우주 궤도 셔틀을 개발하고 있고, 애스트로스케일은 고장난 인공위성이나 로켓에서 분리된 파편 등 우주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는 포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스페이스X에 두 회사의 기술력을 합하면 허블 우주망원경에 도킹해 고도를 높이는 게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돈이다. 우주 분야를 비롯해 미국 스타트업 업계에 많은 돈을 대고 있던 실리콘밸리 은행의 파산이 우주 스타트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타트업의 자금난이 심해지면서 사업성이 낮은 스타트업들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모멘투스는 지난 11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순손실이 2080만달러(약 277억원)를 기록했다. 그에 비하면 수익은 2만2000만달러에 그쳤다.

모멘투스는 한 달에 평균 800만달러를 지출하고 있는데 보유 현금은 3900만달러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한다면 다섯 달 안에 가진 돈이 모두 바닥날 처지다. 2021년 초만 해도 25달러에 달하던 모멘투스 주가는 현재 34센트 수준이다.

참고자료

Momentus, https://investors.momentus.space/news-releases/news-release-details/need-lift-astroscale-and-momentus-team-offer-nasa-commercial

Astroscale, https://astroscale.com/astroscale-on-course-for-first-uk-national-mission-to-remove-space-de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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