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의 법칙은 죽지 않는다”… 인텔, 新패키징 기술로 파운드리 시장 도전장

황민규 기자 2023. 5. 1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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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패키징 기술로 칩 성능, 수율 향상 공언
‘포베로스’ 패키징 기술 2분기 생산 개시
유리기판 패키징 기술도 조만간 도입
올해 첨단 패키징 분야에만 6조원 투자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마크 가드너 인텔 디렉터, 푸야 타다욘 인텔 펠로우, 톰 러커 인텔 부사장. /팀즈 캡처

인텔이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한계로 교착상태에 빠진 ‘무어의 법칙’을 최첨단 패키징(후공정) 기술로 부활시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올해 반도체 미세공정 분야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어드밴스드패키징을 비롯한 각종 신기술 로드맵을 공개하며 미세공정 전환 없이 후공정만으로 칩 성능, 수율을 높이는 한편 생산단가를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텔 패키징 라운드테이블에서 톰 러커 인텔 부사장은 “지난 1965년 무어의 법칙의 창시자인 고든 무어는 패키징 기술이 칩 성능을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이미 말한 바 있다”며 “패키징은 여러 개의 반도체 다이(die)를 통합해 퍼포먼스는 높이고 코스트를 낮추는 방식으로 무어의 법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텔은 포베로스라는 이름의 3D 적층 공정의 패키징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두 개 이상의 반도체 다이를 얇게 쌓아올려 두 개의 칩을 하나의 칩처럼 통합하는 방식이다. 인텔은 지난해 7월 공개한 Foveros Omni(포베로스 옴니), Foveros Direct(포베로스 다이렉트)를 올해 2분기부터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포베로스 옴니는 반도체에 구멍을 뚫어 칩을 연결하는 실리콘관통전극(TSV)과 구리 기둥을 함께 활용해 전력 효율성을 높인 기술이다. 포베로스 다이렉트는 실리콘을 구리로 연결해 전력 효율성을 높인 기술이다. 푸야 타다욘(Pooya Tadayon) 인텔 펠로우는 “포베로스 다이렉트는 높은 집적도와 최고의 전력 대비 성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유리기판 기반의 패키징 기술도 도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도체 기판에 기존 플라스틱 대신 유리를 사용하면 패키징의 두께를 기존의 4분의 1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으며 업계에서는 실질적으로 반도체 미세공정을 두 세대 앞당기는 효과와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령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칩으로 3nm를 구현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

인텔의 패키징 기술 로드맵. /인텔 제공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국내 기업들도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는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분야에서도 인텔은 한단계 앞선 로드맵을 공개했다. FC-BGA는 고성능·고용량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패키지 기판으로, 서버용·자동차용 고성능 반도체가 제 성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필수 후공정이다.

타다욘 인텔 펠로우는 “인텔은 현재 FC-BGA 분야에서 기술을 리드하고 있으며 지난 2018년부터 2020년 사이에 24개 금속층으로 이뤄진 56x100 사이즈의 FC-BGA를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26개 금속층으로 적층수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외 반도체 후공정 기업들은 10여개층의 FC-BGA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보다 층수를 2배 이상 끌어올린 셈이다.

인텔은 세계 반도체 기업 중에서도 최근 패키징 분야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기업 중 하나다. 인텔은 올해 첨단 패키징 설비에만 47억5000만달러(약 6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지난해에는 35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했다.

또 패키징 기술 확보를 위해 미국 뉴멕시코 후공정 공장에 35억달러(약 4조3000억원)를 투자해 증설에 들어갔으며, 말레이시아와 이탈리아에 각각 70억달러(약 8조6000억원), 80억유로(약 10조7000억원) 규모의 패키징 공장을 세운다. 인텔과 TSMC의 패키징 설비 투자 규모는 전 세계의 60% 수준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반도체 패키징 시장 규모는 매년 5%씩 성장하면서 반도체 시장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전 세계 패키징 시장은 지난 2020년 488억달러(약 55조원)에서 2021년 512억달러(약 57조원)를 거쳐 오는 2023년 574억달러(약 64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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