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고은 신작 출간 사과하더니…실천문학 “여론폭력” 딴소리

채윤태 2023. 5. 1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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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논란으로 활동을 멈춘 고은 시인의 신작을 출간했다 비판을 받고 사과했던 실천문학사가 돌연 "출판의 자유를 억압 강제하거나 지지·동조하는 여론은 폭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설문조사를 반복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천문학사는 지난 4일부터 19일까지 독자, 문학인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출판의 자유권리 억압 사태에 대한 원인 분석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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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옹호’ ‘비판여론 비꼬기’ 담긴 설문조사 거듭
고은 시인. 한겨레 자료사진

성추행 논란으로 활동을 멈춘 고은 시인의 신작을 출간했다 비판을 받고 사과했던 실천문학사가 돌연 “출판의 자유를 억압 강제하거나 지지·동조하는 여론은 폭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설문조사를 반복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천문학사는 지난 4일부터 19일까지 독자, 문학인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출판의 자유권리 억압 사태에 대한 원인 분석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지난달 “물질적으로 명예적으로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첫 설문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추가 조사로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실천문학사는 이 조사에서 “개인이나 출판사나 표현의 자유권리를 누리는 것은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지극히 당연한 기본권리”라며 “그런데 이런 당연한 기본권리가 범죄시되고 억압받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서 본사는 순수시집의 판매를 중단하고 있으며, 문예지도 잠정 휴간 상태”라고 주장했다.

특히 설문조사에는 고은 시인을 농부에 빗대 “평생 농사만 짓던 농부가 범죄를 저질러 5년간을 복역하고 나와서 다시 농사에 종사하는데 주위에서 평생 농사를 짓지 못하게 하는 것은 범죄입니까? 정의입니까?”라거나 “평생 시만 쓰던 시인이 추문에 휩싸여 5년간을 자택 감금당하듯 살았고 모든 명예를 잃은 상태에서 다시 시를 쓰고 시집을 내겠다면 평생 못하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요?”라는 등 고은 시인의 성폭력을 옹호하는 질문이 포함됐다.

또 “국민의 기본권인 출판의 자유를 억압 강제(허가, 검열)하거나 지지 동조하는 여론은 폭력이라고 생각한다”는 전제 아래 “이런 폭력 행위가 왜 일어난다고 생각하십니까?”고 묻는 항목도 포함됐는데, 답변으로는 △정치적 이유 △부화뇌동적 이유 △무지적 이유 △내로남불식 이유 △사촌이 논사면 배아픈식 이유 등 언론과 여론을 비꼬는 듯한 선택지만 제시하기도 했다.

실천문학사는 앞서 성추행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고은 시인의 시집을 출간했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지난 1월 시집의 서점 공급을 중단하고 “자숙의 의미로” 계간지 <실천문학>도 2023년 한 해 동안 휴간하기로 한 바 있다. 윤한룡 대표는 당시 “이번 사태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분들께 출판사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사과한 바 있다.

실천문학사의 이런 설문조사 진행에 대해 소설가 서미애는 “너무 뻔뻔한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서 작가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에 출판의 자유가 있는 건 맞다. 책 내고 싶으면 내야 한다. 그런데 평생 성추행, 성폭행, 성희롱을 일삼던 자의 실체를 알게 된 마당에 누가 그 시집을 사려 할까? 누가 그의 시를 읽으며 감동할까?”라고 적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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