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투자 베스트셀러...장기채 최고 수익률은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3. 5. 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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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말부터 투자자들의 ‘투심’을 설레게 했던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부문에서 국내, 해외 부문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채권 ETF는 채권 구매가 어색한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를 대거 끌어안으며 올해 최고 인기 금융 상품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다만 이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채권 가격이 상승한 만큼 지금 채권 투자로 이익을 얻으려면 채권 만기를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국고채30년액티브’와 ‘TIGER미국채10년선물’이 국내·해외형 채권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각 ETF 수익률은 7.57%, 8.42%에 달했다. 이외에 ‘KBSTAR KIS국고채30년 Enhanced(6.58%)’, ‘ARIRANG 미국장기우량회사채(8.14%)’ 등이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금리 인상 과정에서 새롭게 발행되는 채권 금리가 상승하는 만큼, 이 전에 낮은 금리로 발행된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지난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자 채권 가격은 빠르게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금리 인상기 가격이 떨어진 채권을 구입, 금리 하락기에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에 채권 가격이 오르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높아진 기준금리에 덩달아 금리가 상승한 단기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이자 수익을 올리는 게 주효했다면 올해 들어서는 가격이 떨어졌던 올해 들어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장기채를 구입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장기채의 경우 단기채보다 ‘듀레이션(만기)’이 길어 가격 변동성이 크다.

특히 채권 매매가 익숙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은 매매, 매도가 편리한 ETF 투자에 나서고 있다. 채권 ETF 역시 상품에 편입된 채권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채권 가격 변동에 따른 시세차익을 그대로 얻을 수 있다.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채권형 ETF 설정액은 25조6181억원으로 연초 21조5907억원 대비 4조원 이상 늘어났다. 반면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은 31조6138억원에서 지난달 28조9274억원으로 3조원 가까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17일까지 개인 순매수 1~10위 ETF 중 채권 상품은 6개에 달한다. 이중 4개가 장기채 ETF다. KODEX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이 1198억원, ACE미국30년국채액티브 597억원,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513억원 등이다. 김대호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매니저는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5%로 2012년 이래로 가장 높은 상태”라며 “이에 30년 국채 금리 또한 역사적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하에 따른 기대감으로 채권 가격이 오른 만큼 현재 시점에서 채권 투자를 하려면 듀레이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같은 국고채30년 ETF라 할지라도 듀레이션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 ETF의 듀레이션은 각 ETF 상세 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KODEX국고채30년액티브의 듀레이션은 19.34년,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24.8년,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는 28.4년이다.

김 매니저는 “2012년 국채 30년물이 발행되기 시작한 이래로 30년물 금리는 평균 2.5% 정도의 수준이었는데, 현재 3.3~3.4% 대의 수준에 있기 때문에 향후 인플레이션 완화 시 30년물 금리는 장기 평균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듀레이션이 높은 채권에 투자해야 성과 변동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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