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뻔한 은행에 한국인도 800만弗 투자...이번 베팅은 통할까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5. 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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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얼라이언스 예금 증가에
미국 지방은행주 주가 급등
서학개미 이달 800만달러 순매수
“안심하긴 일러” 지적도 나와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사진=연합뉴스
올들어 채권 평가 손실,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등에 극심한 주가 변동성을 경험한 미국 지방은행들이 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임원들이 자사주를 잇따라 매입하기 시작했고 일부 지방은행에서는 예금액이 늘어났다는 실적 결과가 발표되면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지방은행들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셰어즈 US 지방 은행 ETF(IAT)’는 전거래일 대비 2달러(6.6%) 상승한 3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주요 지방은행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ETF ‘디렉시온 데일리 S&P500 불 3X(DPST)’는 전거래일 대비 1달러(22%) 상승한 5.1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두 ETF 주가가 상승한 것은 이날 미국 지역 은행들에 긍정적인 소식들이 잇따라 전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첫번째는 미국 지역 은행들의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소식이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아메리스뱅코프·인디펜던트뱅크그룹·하트랜드파이낸셜 USA·세르비스퍼스트뱅크세어스·시노버스파이낸셜 등 지역은행의 최고경영자(CEO) 들이 최근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로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사인을 시장에 보낸다.

애틀랜타주에 본사를 둔 아메리스뱅코프의 파머 프록터 CEO는 지난 10일 자사주 1만주를 매수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보고했다. 이후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위험관리자(CRO), 최고전략책임자(CSO) 등도 1000주~1만주의 주식을 사들였다. 프록터 CEO는 자사주 매입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나는 회사의 미래에 자신이 있으며 현재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미국 미시간주 지방은행인 인디펜던트뱅크 역시 자사주를 CEO이자 회장인 데이비드 브룩스가 사들였다. 그는 지난 4일 인디펜던트뱅크 주식 5000주를 주당 30.36달러에 매수했다. 브룩스 회장이 자사주를 장내에서 매수한 것은 2014년6월이 마지막이다.

미국 아이오와주에 본사를 둔 하트랜드파이낸셜도 지난 10일 CEO 브루스 리가 5000주를 주당 27.55달러에 사들였고, 앨라배마 주 기반 지역 은행 세르비스뱅크도 CEO 토마스 브라우튼이 주식 2775주를 44.6달러에 사들였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기반을 둔 지역은행 웨스턴얼라이언스 뱅코프 예금잔액이 늘었다는 소식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웨스턴얼라이언스는 지난 12일 기준 예금 잔액이 500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 3월 말(476억 달러)에 비해 증가했다고 밝혔다. 파산한 퍼스트리퍼블릭을 비롯해 미국 지역은행들은 예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에 예금이 급감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으나 이같은 우려를 극복한 것이다. 캐시 헤어 제프리스 연구원은 “웨스턴얼라이언스가 예금 내용을 공개한 것은 예금이 안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올들어 주가가 급락한 미국 지역은행들에 대해 국내 투자자들도 관심이 큰 상태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DPST를 828만달러어치 순매수해 순매수 상위 18위를 기록했다.

다만 월가에서는 미국 지역은행들의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또 파산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당분간 변동성이 클 수 있어 적극적인 추격매수는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피델리스 캐피탈의 맷 마이클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건전하지만 아무리 건전한 은행이라도 소비자들의 믿음이 사라져서 대규모 예금인출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지역 은행 위기가 끝났다고 단정짓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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