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해열제' 잇단 생산·판매중단 조치…무슨일이?

기사내용 요약
상분리·갈변·함량초과 등 사유

[서울=뉴시스] 대원제약 어린이 해열제 '콜대원키즈펜시럽' (사진=대원제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국내 판매 어린이 해열제가 줄줄이 회수, 잠정 제조·판매중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어린이 해열제 수난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7일 사용기한이 남은 대원제약 어린이 해열제 ‘콜대원키즈펜시럽’과 대원제약이 수탁 제조하는 다나젠의 ‘파인큐아세트펜시럽’ 모든 제조번호에 대해 자발적 회수를 권고하고 잠정 제조·판매중지 조치했다.

콜대원키즈펜시럽은 ‘상분리’ 현상이 논란이 되면서 식약처가 조사에 착수했다. 상분리 현상이란 투명액(맑은액)과 불투명액(흰색)으로 분리되는 현상을 말한다.

콜대원키즈펜시럽은 가루인 주성분이 녹지 않은 채 액체에 퍼져 있는 혼합물 형태의 현탁 시럽제이다. 때문에 액체와 고체가 잘 섞일 수 있도록 흔들어서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그러나 액체와 고체가 잘 섞이지 않은 상분리 현상이 심각하다는 민원이 인터넷 등을 통해 퍼졌고,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함량이 소아에게 과도하게 투여돼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식약처는 내부 검토 및 전문가 의견을 반영, 결국 자진회수 및 잠정 제조·판매중지 조치를 내렸다.

식약처 관계자는 “콜대원키즈펜시럽과 파인큐아세트펜시럽 제조공정·품질관리 과정에서 위반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전문가 자문 결과, 현탁제 특성상 일부 성분이 가라앉아 상분리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상분리 제품을 분할해 복용하는 경우에도 실제 위험성은 낮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분리 제품을 분할해 복용하는 경우 투약되는 주성분량이 다소 적거나 많아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제제 개선 등을 거쳐 제품의 균일성을 확보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고, 식약처 조치가 이뤄졌다.

다른 현탁액 제품의 경우 콜대원키즈펜시럽과 같은 상분리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상분리 현상을 보이는 의약품의 경우 회수에 나선 사례가 있었다.

2016년 글로벌제약사 화이자는 캐나다에서 진통제 ‘애드빌’ 어린이용을 상분리 현상에 따라 회수한 바 있다. 이부프로펜 성분인 애드빌이 상분리 현상에 따라 소아에게 적당량 투약되지 못할 경우 약의 효능이 없거나 과복용 시에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콜대원키즈펜시럽에 앞서 지난달 동아제약은 갈변현상이 발생한 어린이 해열제 ‘챔프시럽’(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에 대해 자진회수 및 잠정 제조·판매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식약처는 “챔프시럽은 일정 수준 이하 미생물이 허용되는 시럽제로, 강제 회수 조치 대상은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미생물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진균이 정해진 기준 보다 많이 검출됐다”며 조치에 나섰다.

또 지난 2013년에는 업계 1위를 달리던 한국얀센의 ‘어린이타이레놀’ 현탁액 아세트아미노펜 함량 초과로 판매 금지 조치를 받은 바 있다.

한국얀센은 당시 일부 제품에서 아세트아미노펜 함량이 초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자진회수에 나섰고, 식약처가 조사한 결과 실제로 주성분 함량이 초과되면서 강제 회수·폐기 명령이 내려졌다. 이후 한국얀센은 해당 제품을 이듬해인 2014년 1월 재출시했다.

소비자들은 어린이 해열제가 시장에서 줄줄이 퇴장하자 안전성 우려 등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민 안심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필요한 안전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대체 가능한 의약품은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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