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내려갈까

정옥주 기자 2023. 5. 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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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4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접수가 3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자금용도별로는 신규주택 구입이 15조1575억원으로 전체의 49.0%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30대가 40.1%로 가장 많았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하단이 3%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에 대한 인하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면 소득에 상관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현재 우대형 연 4.05%(10년)∼4.35%(50년), 일반형은 연 4.15%(10년)∼ 4.45%(50년)가 적용된다.

하지만 이는 현재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 보다 높은 수준이어, 고정금리형 정책금융상품의 매력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97~5.916%, 고정형(혼합형)주담대 금리는 연 3.69~5.94% 수준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지난 1월30일(연 4.49~6.96%) 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단이 0.52%포인트, 상단은 1.04%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더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고정형 금리는 최저 연 3.48%, 변동형 금리는 최저 연 3.68%까지 내려갔다. 케이뱅크도 이날부터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대 0.20%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아담대 고정혼합금리 상품 금리는 연 3.69~4.73%로 인하됐다. 변동금리 상품 금리도 최대 0.14%포인트 인하해 신규 구입 자금과 대환대출, 생활안정자금 대출 금리 모두 연 3.95~5.72%로 내려갔다.

특례보금자리론도 만약 최대 0.9%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를 모두 적용받을 경우 최저 연 3.25%(10년)∼3.55%(50년)의 금리로 이용할 순 있다. 하지만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 사실상 적용받기가 힘들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주금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17일 기준 우대금리를 신청한 저소득청년과 신혼부부 사회적배려층의 경우 각각 8.1%, 3.6%, 2.6%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금리가 낮아질수록 특례보금자리론의 신청 속도가 느려지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앞서 특례보금자리론은 출시 사흘 만에 신청금액이 7조원을 넘어섰고, 한 달 만에 17조4669억원(7만7000명)이 신청되며 올해 공급 목표인 39조6000억원의 44%에 해당하는 금액을 채웠다. 이후 출시 두 달 만인 3월31일엔 신청금액이 25조6000억원(11만3000명), 석달 후인 4월30일엔 30조9000억원(13만7079명)으로 늘어나면서 신청 속도가 다소 느려진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금리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과 주택 실수요자의 주거비용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나온 정책상품인 만큼, 주담대 금리가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특례보금자리론 또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매월 시장금리, 재원상황 등 제반상황을 감안해 조정된다. 앞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시중은행보다도 높다"는 비판에 시달리자, 금융위원회는 '우대형' 4.65~4.95%, '일반형' 4.75~5.05%로 예정했던 금리를 출시 직전 각각 0.5%포인트 끌어내린 바 있다.

더군다나 금융권에서는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은행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낮아지고 있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막바지에 달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당분간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일각에선 아직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고, 특례보금자리론의 재원 마련 수단인 주택저당증권 (MBS) 발행에 따른 채권 시장 영향 등을 감안해 금리 조정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더군다나 이미 올해 공급 목표의 78%에 달하는 신청이 이뤄진 가운데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경우, 기존 신청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주금공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재부각되는 가운데 재원·조달 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 5월 금리를 동결한 것"이라며 "6월 금리는 추후 시장상황을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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