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O "5년 안에 지구 기온 한 번 이상 1.5도 목표 넘을 것"

2023. 5. 18. 14: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7일 보고서서 전망… "엘니뇨+기후 변화로 지구 기온 '미지의 영역'으로 치솟을 것"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앞으로 5년 안에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1.5도(°C) 이상으로 높은 확률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 자료가 나왔다. 다만 이번 기온 상승이 영구적으로 1.5°C 수준을 넘어서는 것은 아니다.

17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온실가스와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앞으로 5년 동안 지구 기온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등"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WMO "향후 5년 내에 지구 기온 1.5°C 목표 초과 가능성 커"

WMO는 더 구체적으로 "올해부터 2027년 사이 지구 평균 기온이 적어도 1년 동안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C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66퍼센트(%)"며 향후 5년 중 지구 기온이 기상 관측 기록사상 가장 더웠던 2016년보다 더 더울 가능성은 98%"라고 밝혔다.

즉 앞으로 5년 안에 적어도 한 해는 국제 사회가 기후 파국을 막기 위한 제한선으로 합의한 1.5°C 목표를 웃돌 가능성이 크고, 거의 백퍼센트 확률로 지구 기온이 사상 가장 더운 기록을 경신하리라는 예측이다.

WMO는 앞으로 5년 동안 지구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시점 기준인 1850~1900년 평균보다 1.1°C~1.8°C가량 더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앞으로 5년 안에 지구 기온이 이전 지구가 가장 더운 해였던 2016년의 기록을 적어도 한 번 넘어설 확률은 98%로 제시됐다. 앞으로 5년간 지구의 평균 기온이 지난 5년보다 더 높을 확률 역시 98%였다.

다만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이 같은 기온 상승이 "파리 협약에 명시된 1.5°C 목표를 영구적으로 초과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번 기온 상승에도 불구하고 파리 협약 목표 준수를 위한 인류의 노력을 지속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지구 기온이 "점차 더 자주 1.5°C 목표를 일시적으로 웃돌 것"이라고 탈라스 사무총장은 전했다.

사상 최고 기록 경신 원인은 엘니뇨

지구 평균 기온이 일시적으로라도 1.5°C 목표를 넘어설 가능성은 2015년 이후 꾸준히 커졌다. 2017년~2021년에는 이 확률이 불과 10%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그 여섯 배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커졌다.

지구 기온 상승의 주범은 엘니뇨 현상이다. WMO는 이미 지난 3일 라니냐 현상이 종료되고 올 하반기 엘니뇨가 오면서 지구 기온 상승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엘니뇨는 적도 부군의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C 이상을 기록하는 상황이 5개월 이상 이어지는 현상이다. 라니냐의 반대 개념이다. 통상 라니냐가 발생하면 지구는 시원해지고 엘니뇨가 발생하면 더워진다. 이전 지구 역대 기온이 최고였던 2016년에도 강한 엘니뇨가 발생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앞으로 수 개월 안에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와 결합해 지구 온도를 '미지의 영역'으로 밀어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어 그로 인한 지구 기온 상승은 "건강, 식량 안보, 물 관리 및 환경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온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13일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 시내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북극 가열화 더 큰 우려

WMO는 지난해 지구의 평균 기온이 1850~1900년 평균보다 약 1.15°C 높았다고 밝혔다. 기후 파국의 기준점으로 제시된 1.5°C 목표까지 약 3.5°C 남았다.

그나마 지난 3년간 라니냐로 인한 냉각 효과 덕분에 "일시적으로 장기 온난화 추세가 억제"된 결과라고 WMO는 설명했다. 이제 "올해 3월 라니냐가 끝"난 만큼 지구 기온 상승이 가속화할 우려도 커졌다.

특히 북극의 가열 속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높"은 것이 문제다. WMO는 "1991~2020년 평균 기온과 비교할 때 2023~2027년의 5~9월 사이 사헬과 북부 유럽, 알래스카, 북부 시베리아의 예상 강수량이 증가"하고 그 반대로 "아마존과 호주 일부 지역에서는 강우량이 감소"하는 현상이 관측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달리 지구 다른 지역보다 더 빨리 더워지고 있는 북극의 온난화는 과학자들이 특히나 우려하는 현상이다. 그만큼 빙하 면적이 빨리 줄어들어 북반구 생태계가 교란되는 한편, 그 영향으로 해수면 높이가 더 빨리 높아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미지의 전염병 등이 창궐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메탄 가스가 더 빠른 속도로 대기에 녹아들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 역시 커지는 대목이다.

이번 보고서를 비롯한 지구 기온 예측 관련 기준점은 파리협정의 보고서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협정에서 지구 기온 상승 폭을 1.5°C로 제한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를 넘어설 경우 지구 기온은 양의 되먹임 현상으로 인해 지구 스스로 가열화되어 인류가 손을 쓸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