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 '제2의 이스타' 수순 밟나

고용노동부 임금체불 진정 65건 접수
플라이강원 '누적 채무 460억' 기업 회생 절차 불가피
제2의 이스타 항공 사태 우려
국토부 등 유관기관 대책 마련 강구

핵심요약

'지방공항 활성화' 목적으로 강원도와 양양군의 혈세 수 백 억원이 투입된 플라이강원이 기업 회생 절차를 밟겠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채무 규모는 460억여원으로 임금 체불만 5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2의 이스타 항공 사태'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플라이강원. 강원도 제공

강원도민 혈세 수 백 억원이 투입됐지만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기업 회생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플라이강원'의 임금 체불 문제도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난에 코로나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수백명이 직원이 길거리로 내몰렸던 이스타 항공 사태의 재현이 우려되고 있다.

18일 CBS노컷뉴스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 16일까지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플라이강원 임금 체불 진정서는 총 65건으로 확인됐다.

이 중 올해만 92.3%에 해당하는 60건이 접수됐으며 체불 임금 규모는 약 5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 강릉지청은 춘천지검 속초지청에 관련 진정 1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이사는 지난 16일 강원 양양군 플라이강원 본사에서 임직원 간담회를 통해 "플라이강원 투자를 하고 실사를 했던 기업이 인수를 포기해서 부결됐다. 기업 회생을 신청하고 받아들여지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이강원은 JK위더스와 1천억원 규모의 투자 협상을 진행해 왔다.

주 대표는 "(현재까지)누적된 채무는 460억원 정도로 임직원 급여는 약 52억원 정도 체납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은 적게는 2개월부터 많게는 4개월까지 밀린 임직원들의 급여를 현재 지급할 방법이 없다며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지급하는 체당금으로 미지급된 임금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법원으로부터 회생 개시 결정 또는 파산선고가 내려지거나 고용노동부가 '재판상 도산'으로 판단할 경우 해당 사업장 근로자들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연령에 따라 최대 2천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긴 시간이 소요된다.

늦어도 2주 내 지급 가능한 소액 체당금(간이재직금) 제도가 있지만 최대 금액이 임금과 퇴직금을 더해 1000만원 밖에 안돼 수 개월 째 밀린 임금을 보전 받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진정서를 낸 한 직원은 "코로나19 여파로 회사가 힘들 때 떠나지 않고 끝까지 버틴 결과가 기업 회생이라니 수 많은 지원금을 받고도 부도나 다름없는 경영진의 일방적인 통보에 헛웃음만 나온다. 회사의 운영이 이 정도까지 막무가내 일 줄 몰랐다. 이스타 항공 사태 당시 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말들까지 나온다"고 호소했다.

플라이강원 용역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버텨왔지만 수 년 째 밀린 용역대금으로 줄도산할 위기에 처했다. 강원지역에 위치한 한 용역업체 대표는 "직원들이 먹고 살아야하니까 카드론에 신용 대출까지 받아서 임금을 줬다. (사측이)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말에 꿋꿋하게 버텼는데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고 호소했다.

'임금 체불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고용노동부 강릉지청은 노무사를 선임해 현재까지 접수된 진정서를 토대로 권리구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더 이상 플라이강원에 대한 지원은 불가능하며 요건도 되지 않는다. 임금 체불 관련 진정서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진정인들의 권리구제가 빨리 되기 위해서라도 전문가들을 선임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 강원도는 플라이강원의 기업 회생 절차 동향에 따라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주재로 대책 회의를 열고 운항 전면 중단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기관별 대응 조치에 나섰다.

강원도 관계자는 "국토부 항공안전법상 소비자 보호 기준에 따라 기업 회생으로 인해 플라이강원 항공편을 사전에 예약한 이용객들의 환불이나 대체편을 강구할 것을 사측에 지시했고 관련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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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CBS 구본호 기자 bon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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