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 원로 “미중 갈등으로 5~10년 내 3차 대전 가능성”

황혜진 기자 2023. 5. 1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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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외교 원로 헨리 키신저(99)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미·중 대립으로 향후 5~10년 내 3차 세계대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한·미 양측에 공존을 위한 실용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미국 일각에서는 중국이 패배하면 민주주의와 평화로 돌아설 것으로 생각하지만, 키신저 전 장관은 그런 선례는 없고 공산 정권이 무너지면 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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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외교 원로 헨리 키신저(99)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미·중 대립으로 향후 5~10년 내 3차 세계대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한·미 양측에 공존을 위한 실용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양쪽 모두 상대가 전략적 위험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강대국 간 대치로 향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그 후임 제럴드 포드 대통령 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을 지냈고 이후에도 수차례 정부 외교 고문, 특사 등을 맡았다.

오는 27일 100세 생일을 앞둔 고령에도 국제 현안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내놓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고전적인 1차 대전 직전의 상황에 있다"며 "모든 쪽에 정치적 양보를 할 여지가 크지 않고 평형을 깨뜨리는 어떤 일이라도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중 관계에 인류의 역사가 달렸다고 보며, 특히 인공지능(AI)의 급진전으로 그 길을 찾는 데 5∼10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키신저 전 장관이 제시하는 해법은 현실주의에 바탕을 둔 공존이다. 그는 "중국과 미국에 전면전의 위협이 없는 공존이 가능한가? 나는 여전히 그렇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실패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가 실패를 견딜 수 있을 만큼 군사적으로 강해져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대만 문제다. 닉슨 대통령이 1972년 처음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 마오 주석은 대만 문제만큼은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마오 주석은 "그들은 반혁명 분자고 우린 지금 그들이 필요없다"며 "100년은 기다릴 수 있다. 언젠가 우리가 그들을 찾을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먼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식 전쟁이 일어난다면 대만이 파괴되고 세계 경제가 충격에 빠지며 중국 내에서도 후퇴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흥분을 가라앉히고 실무적인 관계와 신뢰를 점진적으로 쌓아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미·중 양국이 대만에 관한 입장을 근본적으로 유지하되, 미국은 병력 배치에 신중을 기하고 대만 독립을 지원한다는 의심을 사지 않아야 한다고도 했다.

미국 일각에서는 중국이 패배하면 민주주의와 평화로 돌아설 것으로 생각하지만, 키신저 전 장관은 그런 선례는 없고 공산 정권이 무너지면 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중이 대화해야 할 중요한 분야로 AI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전례 없는 파괴의 세계에 살고 있다"며 "군사 역사를 보면 지리의 한계, 정확성의 한계 등으로 적군을 완파할 능력이 있었던 적이 없다. 이제는 그런 한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AI를 지금에 와서 폐기할 수는 없으므로 양국이 핵 군축처럼 AI 군사능력에 대한 억지력을 위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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