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억 오갔다…구독 23만 ‘불법도박 생중계’ 유튜브 일당 9명 검거

불법 도박 장면 실시간 중계 장면 [서울 마포경찰서]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유튜브 영상으로 도박 현장을 생중계하는가 하면, 조직적으로 도박 사이트 운영·홍보에 가담한 일당 9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전체 구독자 수 23만명 가량의 33개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고, 8개월 사이 450억원 상당 도박 자금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타인 명의 유튜브 채널 33개를 사들여 도박 현장을 중계하고 도박 사이트를 홍보해 약 450억원 도박 자금을 모은 전모(27) 씨 등 일당 9명을 붙잡았다. 이 가운데 4명은 지난달 10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지난해 2월께부터 지난달 초까지 1년여간 유튜브를 통해 불법 도박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불법 도박사이트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등 조직적으로 도박사이트 운영·홍보에 가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들은 33개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자신들이 도박을 하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실시간 채팅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주소를 개설하고, 도박사이트 주소와 가입시 필요한 추천인 코드를 보내 시청자가 불법 도박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도박 사이트에 가입한 이들 중 몇몇은 1건당 최대 1000만원까지 걸고 도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총책 전모 씨 관리 하에 2인 1조로 된 3개 조를 편성해 한 명은 도박에 직접 참여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고, 다른 한 명은 회원가입을 상담하는 역할을 맡아 회원들을 모집하고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식으로 모집한 회원들이 8개월간 불법 도박 계좌에 입금한 금액은 근 450억원이다.

총책 전 씨는 회원을 유치한 대가로 도박사이트 운영자에게 8억원 상당 현금을 받았다. 다른 일당은 월 300만~1000만원의 수당을 받았다.

[헤럴드DB]

이들은 도박을 중계하며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범행에 활용했다.

경찰은 사무실 임대차보증금 등 1억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피의자들이 보유한 현금 등 6350만원 상당 금액을 압수했다.

이들이 운영한 유튜브 채널 33개의 구독자 수를 합하면 23만여명이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유튜브 측에 채널 차단을 요청한 상태다.

경찰은 "불법 도박사이트를 엄정하고 수사하고, 유튜브 등 대형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범죄는 그 파급성을 고려해 지속적인 단속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