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순위보증금 속여 17억 뜯었다... 대구서 전세사기범 구속
임차인 17명에게 억대 전세자금을 가로챈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다세대주택 임대인 A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임차인 17명에게 전세보증금 16억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른바 ‘깡통 전세’로 불리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동구의 다세대 주택 1동을 사들인 뒤, 임차인들로부터 최소 5000만원~최대 1억 3000만원 상당의 전세금을 가로챘다.
A씨는 범행 당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대인 동의를 얻어야 선순위보증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해 허위로 작성한 선순위보증금 내역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당시엔 임차인이 선순위보증금 내역을 요구해도 임대인이 거부하면 강제할 수 없어 피해자들이 정확한 선순위보증금 내역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 같은 문제점 때문에 지난 4월 18일부터는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돼 임대인이 선순위보증금 정보를 임차인에게 의무적으로 제시하도록 바뀌었다.
A씨는 임차인들에게 받은 전세보증금으로 빚을 갚거나 주식에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임차인 1명이 “전세보증금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A씨를 고소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부동산 중개업자 등 A씨 범행에 가담한 공범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한편 대구경찰청은 지난해 7월부터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진행해 145명을 입건했고 이중 6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는 7월 25일까지 특별단속을 추진해 전세사기 등 악성 범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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