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또 퇴짜…“대한항공 언제쯤 아시아나 품을 수 있을까”
대한항공 “통상적인 절차·끝까지 최선 다 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와의 통합 항공사 출범에 ‘유럽발 난기류’를 만났다.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유럽연합(EU)이 또다시 부정적 이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18일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전날 “양사 합병 시 한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간 4개 노선의 여객과 화물 수송 등에서 가격 상승과 서비스 질 하락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이견을 담은 심사보고서(Statement of Objections·SO)를 내놨다.
대한항공은 “EU 경쟁 당국의 SO는 통상적인 절차인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분위기가 녹록지만은 않아 보인다.
EU는 다른 국가보다 까다로운 잣대를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캐나다의 1위 항공사인 에어캐나다가 3위 에어트랜젯과 합병을 시도했지만, EU가 유럽행 중복노선 30여 개를 다른 항공사에 재분배할 것을 요구해 결국 인수를 포기한 적 있다.
실제 EU는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오는 8월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EU의 심사 결과에 귀추가 모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대형 항공사들의 경우 합병을 추진하려면 세계 경쟁당국으로 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합병 항공사에게 자국의 공항 이용권을 내줘야 하는 만큼 독과점 횡포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대한항공도 아시아나항공과 통합하려면 주요 14개국 승인을 거치는데 현재 한국을 포함 11개국은 통과했다. 터키, 대만, 베트남, 중국, 태국 등의 ‘필수신고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호주, 필리핀 등 ‘임의신고국’은 기업결합심사를 마쳤다.
특히 필수신고국 중 결과가 나오지 않은 EU, 미국, 일본 가운데 한 곳이라도 승인하지 않으면 양사의 합병은 무산된다. EU의 이번 최종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면 나머지 국가의 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통합 항공사 출범은 불가능해진다는 의미다.
미국은 EU와 일본의 심사 추이를 지켜본 뒤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8월 대한항공으로부터 심층조사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데 이어 11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심사 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일본은 사전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며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정식 신고서를 접수해 나머지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합 항공사가 출범한다고 해도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면서 “출범 시기가 늦어질수록 기업 비용부담이 커지는 만큼 조속한 시일 내 승인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와 저비용항공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를 포함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 통합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63.9%를 확보하는 구조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후 2년간 단계적으로 전산, 정비, 지상조업 등 관련 사업을 통합하고 최종적으로 합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대한항공이 글로벌 7대 항공사로 날아오를 수 있을지 갈림길에 서 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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