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팔달] 또 법정간 '얼음정수기'…이번엔 SK매직 vs. 쿠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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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얼음정수기를 둘러싼 정수기 업체들의 소송전이 진흙탕 싸움을 방불케 합니다.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간 분쟁이 9년을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이번엔 SK매직과 쿠쿠간의 이른바 얼음정수기 2라운드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윤선영 기자와 살펴봅니다.
윤 기자, SK매직과 쿠쿠가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됐다고요?
[기자]
SK매직이 쿠쿠홈시스를 상대로 이달 1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혐의는 특허권 침해와 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입니다.
SK매직은 자사가 국내 최초로 개발해 특허등록한 얼음정수기 기술을 쿠쿠가 그대로 베껴 제품을 출시했고, 이에 따라 매출을 올렸으니 배상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베꼈다고 주장하는 기술의 핵심은 기존의 얼음정수기들이 탈빙, 그러니까 얼린 얼음을 기기에서 분리시킬 때 순간 히터를 쏘이는 방식을 쓰거든요.
그런데 SK매직은 히터 없이도 탈빙시키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걸로 2019년에 정부와 소비자단체가 인증하는 올해의 에너지 위너상도 받았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쿠쿠 쪽 얘기도 들어봐야죠, 뭐라고 하나요?
[기자]
SK매직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하는데요.
탈빙에 쓰이는 냉매에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SK매직은 액체 상태의 냉매를 쓰는데 쿠쿠는 기체 상태의 냉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기술이다라는 설명입니다.
쿠쿠는 SK매직이 이런 내용에 대한 상호 구체적인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특허 침해를 주장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인데요.
통상 소송을 당하면 법원에 한 달 안에 답변서를 제출하는데 쿠쿠 측은 아직까지 답변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앞서 코웨이와 청호나이스도 그렇고, 정수기 업계에서 유독, 얼음정수기 기술을 두고 다투는데 이유가 뭔가요?
우선 정수기 시장 전반이 레드오션입니다.
규모가 3조 원대로 추산되는데 1위는 40%를 차지하고 있는 코웨이고요.
나머지를 sk매직과, LG전자, 쿠쿠, 청호가 각각 10%대 수준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의 관건은 누가 더 작게 만드느냐입니다.
들어보시죠.
[정수기업계 관계자 : 여름 다가오면 확실히 얼음정수기가 많이 팔리거든요. 우리가 기술력이 더 우월하다, 디자인이 더 좋다 어필하는 시즌인 거고. 얼음정수기가 부피가 클 수밖에 없어요. 반드시 얼음통이 필요하잖아요. 점점 가정이 작아짐에 따라 주방도 작아지잖아요. 얼음통을 제외한 다른 것들을 얼마나 작게 만드느냐 예요. 컴프레서나 냉각기라든가 이런 것들이 더 기술 집약돼서 더 작게 만들고, 전체 제품 사이즈를 더 작게 만드는 게 요즘 트렌드예요.]
[앵커]
코웨이랑 청호 간 소송 전은 결론이 났나요?
[기자]
아직 진행형입니다.
지금 SK매직-쿠쿠와 마찬가지로 2014년 청호가 코웨이를 상대로 특허 기술 침해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무려 9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5년 1심은 청호의 손을 들어줬는데, 코웨이가 특허를 침해한 게 인정된다며 해당 제품과 생산설비를 폐기하고, 100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항소심에선 코웨이가 특허를 침해한 게 아니라며 결과가 뒤집혔습니다.
기술 분쟁의 경우 이렇게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들어보시죠.
[박희경 / 재단법인 경청 변호사 : 9년까지 갔으면 소송 기록도 굉장히 방대할 거예요. 재판부도 기술을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일 것이고, (기업들이) 영업비밀이라고 하면서 증거를 잘 내놓지 않거든요. 증거를 수집하고 입증하는 자체도 시간이 굉장히 많이 오래 걸리고]
현재 코웨이와 청호 간의 법적 분쟁은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다시 세세히 뜯어보기보다는 법리적인 판단만 하는 곳이어서 앞선 2심 판결이 옳았고 더 따져볼 게 없다고 보면 넉 달 안에 기각 결정을 내립니다.
그런데 넉 달이 넘어갔다면 아 이 사건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뜻이거든요.
청호가 대법에 상고한 게 지난해 8월이니까 넉 달이 훨씬 지났죠, 또 1·2심 판단이 엇갈렸기 때문에 대법의 고민도 깊은 듯합니다.
SK매직과 쿠쿠간의 분쟁도 단기간에 결론 나긴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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