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난항 끝에 ‘후판’ 가격 협상 타결…소폭 인상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2023. 5. 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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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100만원대로 인상” vs 조선 “80만원대로 인하”
90만원대 중반으로 합의…업계 어려움은 그대로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스마트고로 <포스코>
철강·조선업계가 상반기 ‘후판 가격’을 소폭 인상하기로 했다. 업계 안팎에선 1t당 90만원 중반대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철강·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상호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이해 가능하고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했다”면서도 “세부적인 가격은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철강·조선업계는 후판 가격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쳐왔다. 통상적으로 상반기 후판 가격은 4월말에 결정되는데 1개월 이상 지연된 것이다. 철강·조선업계 1위인 포스코와 HD현대중공업이 협상을 마치면 현대제철·동국제강,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이 뒤따르는 것이 전례다.

협상이 지연된 배경으로는 후판 가격의 상승세가 꼽힌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산 중후판(20mm)의 1차 유통가격은 3월에 t당 120만원으로 올랐다. 2020년 하반기에는 t당 60만원에 불과했는데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에 철강·조선업계는 지난해 하반기에 후판 가격을 t당 10만원 인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올해에는 1월부터 철강·조선업계는 지난해 말 가격을 기준으로 협상을 벌여왔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과 전기료가 올랐다며 100만원대 인상을 주장했다. 다만 조선업계는 “제조원가의 20%가 후판인데 더 이상 인상하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80만원대로 인하를 요청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철강·조선업계가 가까스로 합의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가격이 결정되면서 철강·조선업계 불만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철강업계로선 원자재·전기료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도 급상승한 후판 가격을 낮추지 못하면서 수익성을 크게 높이기는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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