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용병 참전한 舊소련 국가 남성, 모국서 징역 10년 받았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동부 도네츠크주 격전지 바흐무트 인근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자주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용병으로 복무했던 키르기스스탄 남성이 모국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투옥됐다.

17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과 러시아 모스코타임스 등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의 비슈케크 법원은 전날 자국인인 남성 A(32)씨에게 용병으로 전쟁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잘랄아바트 출신의 A씨는 용병으로 참전하기 전에는 실업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점령한 지역인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에 주둔한 부대에 속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용병으로 복무하며 그 대가로 러시아 여권 보증과 매달 18만 루블(약 300만원)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는 직접적인 적대행위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이는 러시아가 구소련 중앙아시아 국가 출신의 외국인들을 징집하려 노력하고 있는 시기에 나온 첫 유죄 판결”이라며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빈곤하고,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중앙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에게 인기 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러시아군과 그에 협력하는 용병그룹 와그너의 우선적 목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앙아시아는 전통적으로는 러시아의 우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자국 국민들에게 ‘전쟁에 참여하지 말 것’을 촉구해왔다”고 했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병력 손실을 보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5일 자국 군대 소속으로 복무하는 외국인을 위한 시민권 취득 절차를 간소화 한다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과 1년 복무 계약을 맺은 외국인과 그의 가족 구성원은 간단한 신청을 통해 러시아 시민권을 받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