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IN] 현대건설, 인도네시아 부패사건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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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건설이 인도네시아에서 뇌물 의혹에 사로잡힌 가운데, 관련 사건이 돈세탁 사건으로 커지면서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현대건설 관계자가 현지의 한 군수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게 배경에 있는데, 회사는 개인 비리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김완진 기자와 알아봅니다.
현대건설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의 문제로 도마에 오른 게 처음은 아닌데, 연장 선상에 있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네시아 부패방지위원회가 순자야 푸르와디사스트라 찌레본 전 군수를 '돈세탁' 혐의로 추가 기소했는데요.
지난 2019년에 돈을 받고 관직을 사고 판 혐의로 징역 5년을 받아 실형을 살고 있는 중인데, 새롭게 기소를 한 겁니다.
문제는 여기에 현대건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는 건데요.
연루 금액이 70억 2천만 루피아, 우리 돈으로 약 6억 4천만 원가량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대건설은 연루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공소장에도 현대건설 관련 내용은 나타난 바 없다고 설명했는데요.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에서의 보도를 보면 분위기가 다릅니다.
지난 2016년 말 현대건설 관계자였던 정 모씨와 김 모씨, 허 모씨 등이, 헤루 데완토 찌레본 발전소 사장과 함께 순자야 전 군수에게 '운영 자금' 명목으로 돈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현대건설은 "민원 처리 관련 현지 법률 자문 용역비로 자금을 지출했던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현대건설 관계자들은 어떻게 됐나요?
[기자]
관련 재판 내용을 확인해 보니, 당시 현대건설 관계자들 가운데 정모 씨가 조사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현대건설 측은 "돈세탁 혐의 관련해서 조사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100명이 넘고, 정모 씨가 기소된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과거 직원일 뿐이고 회사와는 관련 없는 '개인적 비리' 차원에서 조사를 받는 것이라고 주장하는데요.
현지 언론은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부패방지위원회가 현대건설 관계자 정모 씨를 뇌물 제공 혐의로 체포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앵커]
현대건설 연루 의혹이 처음 불거진 게 언제였고, 시작은 어디서부터였죠?
[기자]
지난 2019년에, 순자야 전 군수가 징역형 선고를 받을 당시 "현대건설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진술하면서 뇌물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도네시아 찌레본 2호기 석탄발전 사업에서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이, 현지 주민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순자야 전 군수에게 뇌물을 건넨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그 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성환 의원이 손준 현대건설 전무에게 관련 질의를 했지만, 손 전무는 "부연설명이 필요하다"며, 오해라고 답한 바 있습니다.
당시 김성환 의원과 국감에서 증인으로 섰던 인도네시아 환경 단체는, 순자야의 진술이 있는 데다 개인 계좌를 통해 돈이 들어간 만큼, 뇌물이 맞다고 주장했는데요.
현대건설 측은 "진술이 있었던 건 맞지만, 관련해서 현대건설이 수사를 받거나 기소된 바는 전혀 없다"고 반박합니다.
[앵커]
앞으로 문제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현대건설 부담이 커질 수도 있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 환경단체들은 현대건설 전 관계자인 정모 씨에 대한 재판이 시작하면, 현대건설을 미국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미국증권위원회에 고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9년 국감 당시, 미국 법이 적용되면 500억 원대의 벌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과거 사례를 통해 가늠할 수 있을 텐데요. 앞서 지난 2015년 일본의 마루베니 종합상사가 인도네시아 타라한, 무아라타와르가스 화력발전 사업에서 뇌물을 건넸다가, 미국 부패방지법 적용을 받아 900억 원의 징벌적 벌금을 맞은 바 있습니다.
다만 현대건설 측은 "미국 해외부패방지법 적용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KT도 비슷한 사례를 떠올릴 수 있지 않나요?
[기자]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KT가 구현모 대표 등 임직원 명의로 국회의원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들면서, 해외부패방지법을 위반했다고 책임을 물었는데요.
KT는 결국 630만 달러, 우리 돈 75억 원 과징금을 맞았고 재판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과징금을 내기로 합의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모그룹인 현대차그룹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배터리 공장을 짓고 가동을 앞두면서, 전기차 주요 생산 거점으로 떠오르는 곳이기도 한데요.
이번 부패 사건 연루 의혹으로 현지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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