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을지로3가 이남장 앞 24층 업무시설로…농구장 3.6배 `개방형 녹지` 적용

7차 도시계획위원회 통과

을지로3가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에 적용되는 '개방형 녹지공간'. 서울시 제공.

노후 건축물이 밀집한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에 24층 높이의 업무시설이 들어선다.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녹지공간'이 처음 적용됐다.

서울시는 17일 열린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을지로3가 구역 제1·2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 정비계획 결정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도시계획에서 구상한 '개방형 녹지' 개념이 적용된 첫 사례다.

대상지는 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과 청계천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노후·불량 건축물이 밀집해 2016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는 개방형 녹지와 친환경 기준, 기반 시설 제공 등에 따라 용적률 1115% 이하, 높이 114㎡ 이하를 적용했다.

개방형 녹지는 민간 대지 지상부 중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상부가 개방된 녹지공간을 의미한다. 서울시가 올해 2월 고시한 '2030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서 처음 도입됐다.

시는 대상지의 건폐율을 60%에서 50% 이하로 축소하면서 지상부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전체 대지의 39%인 1517㎡를 개방형 녹지로 계획했다. 이는 농구장(420㎡) 약 3.6배에 달하는 크기다.

동측 수표로변에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서측 을지로9길변과 남측 삼일대로12길변에는 녹지와 어우러진 보행 공간을 만든다. 기부채납으로 받는 토지는 대상지 주변의 교통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도로 확폭과 공원 조성을 위한 일부 부지로 활용한다.

건축물은 업무시설 1개 동 지상 24층으로 지어진다. 1층에는 공공보행통로를 비롯해 개방형 녹지와 연계한 근린생활시설을 배치한다. 개방형 녹지 내 선큰(sunken·지상에 노출된 지하공간)은 지하부에 입점할 근린생활시설 공간으로 이어지도록 구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을지로3가는 녹지생태도심을 구현하기 위한 시발점"이라며 "향후 추진될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서도 도심과 녹지가 어우러진 공공공간을 적극적으로 유도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쾌적한 녹색도시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