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무기 10억달러 수입···러시아·중국 등 제공”

김서영 기자 2023. 5. 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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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얀마 군부가 반군부 진영 임시정부의 행사가 진행되는 북부 사가잉 지역 깐발루 타운십(구)의 빠지지 마을을 공습했다. AP연합뉴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 이후 러시아·중국 등으로부터 무기를 10억달러(약 1조3340억원)어치 이상 수입했다는 추정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톰 앤드류스 유엔 미얀마 특별인권보고관은 쿠데타가 일어난 2021년 2월1일부터 2022년 12월까지 미얀마 군부 또는 미얀마 무기상에게 직접 전달된 구매 기록 1만2500건 이상을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전투기, 공격용 헬기, 무인 항공기, 첨단 미사일 시스템, 전차, 통신장비, 레이더, 함정 부품 등 상당한 무기와 물자를 사들였다. 구입처를 보면 러시아가 4억600만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이 2억6700만달러, 싱가포르가 2억540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인도(5100만달러), 태국(2800만달러) 등도 있었다.

보고서는 쿠데타 이후 러시아 민간 및 국영 기업 28곳 이상이 전투기와 부품, 첨단 미사일 시스템, 정찰 및 공격용 드론 등을 미얀마 군부에 전달했다. 중국과 홍콩에 등록된 민간 및 국영 기업 41곳 역시 이와 같은 거래를 했다. 싱가포르 기업들 또한 미얀마 내 무기 공장에 예비 부품과 원자재 및 제조 장비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파악했다.

앤드류스 보고관은 이처럼 미얀마 군부에 공급된 무기 일부가 민간인을 상대로 쓰였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군부가 지난 4월 민주 진영의 행사에 모인 민간인들을 공습할 당시 사용된 전투기는 러시아산 Yak-130이었다. 앤드류스 보고관은 “이러한 무기가 전쟁범죄, 반인도주의 범죄 등 잔학 행위에 사용된다는 압도적인 증거가 있음에도 여전히 군부로 무기가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얀마 군부는 2021년 2월1일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축출하고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 그해 6월18일 유엔 총회는 모든 회원국에 미얀마로의 무기 유출을 방지할 것을 촉구했지만, 총회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 스위스 등이 미얀마에 무기를 공급하는 주체에 제재를 부과했음에도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는 쿠데타 이후 민간인 35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50만명이 강제 이주됐다고 파악했다. 정치범은 2만2000명 이상 구금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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