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송승헌 "구현 안 된 류석 서사, 아쉽지만 선택과 집중해야죠"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송승헌이 '택배기사' 류석의 서사를 되짚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에서 들끓는 야욕을 가진 천명그룹 대표 류석을 연기한 송승헌을 18일 화상으로 만났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과 난민 사월(강유석)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각각 714만, 550만여 관객을 동원한 영화 '마스터'(2016), '감시자들'(2013)의 조의석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겸했으며 2016년부터 연재된 이윤균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시리즈는 공개 5일 만에 총 3,122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1위에 올랐다.
"감사하다"며 말문 연 송승헌은 "조 감독, 배우들 모두 걱정 많이 했다. 웹툰을 본 국내 시청자와 해외 시청자의 성향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온도 차가 있더라. 그래도 1등했단 소식을 들어 기쁘다"고 웃었다.
송승헌이 분한 류석은 사막화된 세계에서 현 질서를 세운 천명그룹 류재진 회장의 아들이자 천명의 대표다. 류석은 대규모 난민을 동원하는 A구역 공사를 담당하며 새로운 지역으로 이주를 위해 하루라도 빠른 완공을 명령한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정부를 대신해 이주 계획 주도권을 잡으려 정부와 반목하는 류석이다.
송승헌은 "류석의 신념과 세상을 끌어나가야 한다는 책임감, 한정된 자원이 무겁게 다가왔다"며 "A구역으로 이동하면서 모든 난민을 다 데리고 갈 수 없다고 자체 판단을 한다"고 류석을 소개했다.
류석의 선택을 "희생을 필요로 하는 판단"이었다고 본 송승헌은 "할 수 있는 나름의 최선이 아니었을까. 외로워 보이고 안쓰럽기도 하다. 선천적인 병이 있어 살고자 하는 본능을 내비친다. 류석을 연기하며 연민이 갔다"고 털어놨다.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는 류석의 전사가 부족한 탓에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승헌은 "구현 안 됐는데 기획 단계에선 류석 아버지의 이야기부터 내려온다"며 "아무래도 한정된 시리즈고 6편 안에 모든 세계관을 담아야 했다. 류석으로선 아쉽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고 힘줘 말했다.
근미래를 다룬 디스토피아 SF 액션물인 만큼 CG가 주를 이룬다. 제작진은 모래로 뒤덮인 압구정 지하철역, 강남대로 등 서울 이곳저곳을 실감 나게 구현했다. 송승헌은 "너무나 대단하다. 조 감독과 CG 팀의 노력이 보였다"며 "이제 K-콘텐츠가 우리가 봐온 해외 블록버스터에 뒤지지 않는단 느낌을 많이 받아 뿌듯했다. 완벽한 건 아니지만 더 발전시키다보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 감독과는 영화 '일단 뛰어'(2002)로 인연이 돼 20년 동안 친분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송승헌은 "파릇파릇할 때 만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함께 작업해 기쁘다. 첫 촬영을 앞두고 너무나 오랜만에 촬영 현장에서 다시 만나는 거라 되게 묘했다. 잠도 못 잤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촬영 끝나고 '수고했다'고 얘기하는데 찡했다. 창피하다. 오랜만에 만나 좋은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어떤 작품이 됐든, 어떤 역할이든 함께할 수 있다면 뭐든 좋다고 했다"고 말했다.
2019년 비인두암 완치 후 영화 '외계+인' 1부(2022),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2022)에 연달아 출연하며 열일 중인 김우빈이 낮에는 택배기사, 밤에는 블랙 나이트로 활동하는 5-8을 맡아 중심을 책임졌다. 김우빈과의 합을 묻자 "인간미가 없다. 완벽하다"며 운을 뗀 송승헌은 "어느 식당에 갔는데 인사를 하러 왔더라. 예의가 굉장히 바르다"라고 첫 만남을 회상했다.
더불어 "촬영장에서 보니 기본적으로 갖춘 게 멋있는데 성실하다. '가식인가?' 할 정도로 괜찮았다"며 "내내 '부족한 게 뭘까?' 생각하며 촬영했다. '인간적으로 너무 괜찮은 놈'이라고 생각했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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