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이제는말한다] 윤건영 “김정은, 죽여준다는 KTX 타보고 싶다더라. 나이에 비해 노회”
-2018년 3월 대북특사단, 김정은 비핵화 의지 확인이 목표
-대북특사단 출발 전까지 김정은 만날 자신 없었어
-위성전화 들고 방북, 도감청 우려에 TV 켜고 통화
-김정은 첫인상? 젊다. 5-6시간 보니 나이에 비해 노회
-김정일과 김정은의 차이? 김정은이 더 남성적, 사교적
-김정은, 독특한 용인술로 북한 사회 터질 듯 꽉 잡아
-김정은 “자식에게 어떻게 핵을 물려주겠냐” 비핵화 의지 표현
-북 체제안정, 키는 미국에. 그래서 북미회담 설득 윤건영>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연장방송 (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진행자 > 이제 대북특사단 갔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단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게
◎ 윤건영 > 그게 제일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왜냐하면 비핵화 의지가 확인되지 않으면 정상회담을 할 수가 없으니까요.
◎ 진행자 > 그래서 확인한 결과 어땠습니까?
◎ 윤건영 > 우선 그전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라는 자신이 없었어요.
◎ 진행자 > 사전 조율하고 갔던 거 아니에요?
◎ 윤건영 > 전혀 조율 안 됩니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 면담 일정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조율이 안 됩니다.
◎ 진행자 > 아, 맞다.
◎ 윤건영 > 이건 공식적인 국룰입니다, 국룰
◎ 진행자 > 짠, 짠하고 나타난다?
◎ 윤건영 > 예, 우리 특사단이 간다 그러면 오케이 와라. 김정은 만날 수 있냐, 모른다. 이게 공식 국룰이에요.
◎ 진행자 > 와라,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 올지 모른다. 니네 하는 거 보고 이렇게 되는 겁니까?
◎ 윤건영 > 그런 셈이죠, 느낌으로는. 그래서 딱 갔더니 평양 순안공항에 내렸더니 초대소로 우리를 데리고 가더라고요. 초대소라는 게 우리로 따지면
◎ 진행자 > 영빈관?
◎ 윤건영 > 호텔이라는 말이 맞아요. 영빈관은 따로 있으니까 백화원 초대소라고. 북한의 초대소가 여러 개 있습니다.
◎ 진행자 > 백화원 초대소 말고 다른 초대소?
◎ 윤건영 > 고방산 초대소라는 데를 저희가 갔는데 여기 데니스 로드맨이 묵었던 곳이에요.
◎ 진행자 > 농구선수?
◎ 윤건영 > 2013년인가 11년에 가면서 이번에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딸 주애도 만나고 했던 그 데니스 로드맨이 묵었던 그쪽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더라고요. 문제는 당시까지 우리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북에 가니까 통신이라든지 모든 게 다 두절된 상태이지 않겠습니까. 특사단만 달랑 갔죠. 우리가 안전하게 도착했다는 걸 알릴 수단도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 진행자 > 그런 것도 확보가 안 되고 갔어요?
◎ 윤건영 > 당연하죠. 가면 통신선을 열어주긴 하는데 신뢰할 수 없잖아요. 도감청 우려도 있고. 그래서 저희가 위성전화 한 대를 들고 갔어요. 위성전화를 들고 가서 평양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걸 알려야 되는데 위성전화를 쓴다는 것도 쪽팔리잖아요.
◎ 진행자 > 왜요?
◎ 윤건영 > 공식적으로 와서 자기네들이 제공하는 통신선에 물려서 해야 하는데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서 초대소 방에 있는 TV를 켰어요. 그랬더니 한국방송이 나오는 거예요.
◎ 진행자 > MBC였겠네요?
◎ 윤건영 > KBS, 죄송합니다.
◎ 진행자 > 이럴 때 MBC라고 하는 거예요.
◎ 윤건영 > MBC였습니다. MBC(웃음). 방송이 나와서 이게 뭐지? 한국방송 볼륨을 높이 틀고 제가 위성통신을 했죠, 위성전화기로.
◎ 진행자 > 도청 방지하기 위해서?
◎ 윤건영 > 평양에 잘 도착했다. 이제 뭐 한다 라고 하고 1박 2일 동안 여러 회담도 하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결과 보고가 안 돼요. 통신수단이 없잖아요. 그래 가지고 잘 됐다 못됐다 이런 것도 이야기를 못하겠는 거예요. 그때 대통령 전용기를 내주셔가지고 2호기를 타고 갔는데 2호기 타고 나오는 순간 북한 상공을 넘어설 때 비행기 안에서 전화했죠, 청와대로. 직통전화가 있거든요. 전화해서 잘했다, 성과 있다, 가서 보고 드릴게요. 그렇게 됐던 거죠.
◎ 진행자 > 그렇다. 도감청을 그렇게 우려했다. 갑자기 그러니까 또 다른 도감청이 생각이 나네요.
◎ 윤건영 > (웃음) 아까 말씀으로 돌아가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지 못 만날지 모르고 있는데 초대소에서 쭉 앉아 있다가 갑자기 김영철 통전부장이 왔어요. 와서 옷 입어라 그러더라고요. 이 옷 입으라는 게 이제 만난다는 소리거든요. 옷 입고 가자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만나면 되겠구나. 확인은 할 수 있겠네요, 우리가. 그리고 딱 차를 탔는데 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거예요. 보통은 금수산태양궁전이라고 그래서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곳에서 외국 정상들을 만나고 하거든요. 그런데 평양시내로 들어가서 이거 또 뭐 잘못됐나, 이상한데, 평양시내로 그냥 들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이상하다 이상하다 그랬는데 철문을 몇 개 지나더니 딱 도착한 곳이 노동당 본부 청사였어요.
◎ 진행자 > 아, 그 집무실 있는?
◎ 윤건영 > 네, 대한민국으로는 처음으로 그쪽을 연 거죠.
◎ 진행자 > 나중에 영상으로는 공개가 됐는데 책 잔뜩 꽂혀 있고 소파 있고 그 집무실 얘기하는 거죠?
◎ 윤건영 > 김정은 위원장의 집무실이에요. 본부 청사 현관에 딱 가서 차에서 내리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서 있더라고요.
◎ 진행자 > 딱 첫인상이 어땠어요? 처음 본 거잖아요. 처음.
◎ 윤건영 > 처음 봤죠. 근데 뭐랄까. 나중에 회담과 만찬을 하면서 처음에는 젊다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회담과 만찬을 하면 할수록 시간도 꽤 오래 첫날 5, 6시간 계속 있는데 노회하다라는 걸 느꼈어요.
◎ 진행자 > 그래요?
◎ 윤건영 > 나이에 비해서 상당히 노회하다. 그리고 격식을 따지지 않아요. 환영사, 답사, 이런 거 그냥 일 없습니다, 그러고 갑니다.
◎ 진행자 > 김정일 위원장 때도 일종의 설정 아닙니까? 되게 화끈한 척하려고 하는 그런 거 아닌가요?
◎ 윤건영 >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 위원장의 차이가 있어요.
◎ 진행자 > 어떤 차이가 있어요?
◎ 윤건영 > 보다 더 남성적이에요, 김정은 위원장이.
◎ 진행자 > 남성적이라는 게 무슨 뜻이에요?
◎ 윤건영 > 되게 사교적이고 뭐랄까요. 개방적이고 하여튼 그렇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노회하다 능수능란하다라는 감정이, 처음 만났을 때는 눈이 되게 매섭거든요.
◎ 진행자 > 눈빛이?
◎ 윤건영 > 눈이 날카롭고 매서워서 젊은 친구인데 이러고 했는데 저보다 젊거든요. 한참 젊어요.
◎ 진행자 > 그렇죠. 대한민국에서 나이가 얼마나 중요한데
◎ 윤건영 > 그럼요. 나이를 꽁으로 먹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노회하구나 이 친구, 제가 갔을 때가 집권하고 7~8년 지났거든요. 초기에 우리 대한민국과 해외에서는 김정은 체제가 안정될까라는 우려가 있었거든요.
◎ 진행자 > 많았죠, 초기에.
◎ 윤건영 > 왜냐하면 김정일 위원장이 갑자기 죽음으로 인해서 후대 세습이 준비가 안 됐습니다.
◎ 진행자 > 쉽게 하면 북한군의 꼭두각시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많이 있었죠.
◎ 윤건영 >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넘어갈 때는 수십 년 동안 준비를 했어요. 김정일이 60년대 중반에 등장해서 70년대 중반에 사실상 공식화하고 80년대부터는 후계자 수업하는 수십 년 동안 한 건데 김정은은 그렇지 않거든요. 체제가 허약한 건 아닐까라는 그런 우려들이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 진행자 > 북한은 어떤 권력 구도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단순히 그냥 어떤 간판, 이런 게 아니라 진짜로 손에 꽉 쥐고 있는?
◎ 윤건영 > 꽉 쥐다 못해 터질 정도로 잡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 진행자 > 꼭두각시, 그냥 백두혈통 내세우고 실제로는 군부가 움직이고 이런 그림이 전혀 아니더라?
◎ 윤건영 > 전혀 아닙니다.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있습니다. 그거는 물론 여기서 제가 말을 잘해야 되는데 잘못하면 종북이 돼 버려가지고. 뭐냐고 하면 이 양반이 가지고 있는 그런 독특한 용인술이 있어요.
◎ 진행자 > 어떤 건데요?
◎ 윤건영 > 예를 들면 김정은 위원장이 이야기할 때 잠깐 졸았다고 그래서 혁명화시켜버려요. 혁명화라는 게 뭔지 모르시죠? 청취자 분들은 모를 수 있어요.
◎ 진행자 > 이른바 하방을 한다든지 일단 직책에서 쫓아내버리고
◎ 윤건영 > 계급장을 떼게 하는 거죠. 그리고 강제동원 농장에 보내버리는 거예요.
◎ 진행자 > 최룡해도 그랬고 했다 라는 거 아닌가요?
◎ 윤건영 > 짧으면 한 달, 길면 6개월, 1년, 이렇게도 가는 거고. 머리를 혁명화 시킨다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 진행자 > 그게 기본 수단이에요?
◎ 윤건영 > 예를 들어서 졸고 있거나 이래도 혁명화 갑니다. 어떻게 보면 아주 강력한 뭐랄까요. 힘에 의한 통치 하죠. 왜냐하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권력 기반을 제대로 이양받는 과정을 거치지 못했고 군부라든지 엘리트 세력이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그런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숙청이라는 과정들을 많이 하죠.
◎ 진행자 > 고모부부터 그렇게 했으니까 장성택.
◎ 윤건영 > 그런 게 있고 아무튼 김정은 위원장은 그래서 저희가 특사단으로 가서 첫 번째 확인했던 게 비핵화 할 거냐.
◎ 진행자 > 뭐라고 하던가요? 말로야 한다고 하겠죠.
◎ 윤건영 > 하죠. 그런데 중요한 건 진심이죠. 그런데 그때 당시 제가 느낀 건 이 양반이 생각이 없지는 않는 것 같아요.
◎ 진행자 > 비핵화 의지가?
◎ 윤건영 > 워딩으로 지금에 와서는 의미가 없어졌는데 딱 두 가지 워딩을 소개해 주고 싶은 건 자식들한테 핵을 물려줄 수 있겠냐라는 워딩 하나하고.
◎ 진행자 > 김정은 위원장의 워딩이었어요?
◎ 윤건영 > 예.
◎ 진행자 > 자식들한테 핵을 어떻게 물려주겠냐?
◎ 윤건영 > 머리에 이고 지고 살 핵을 물려줄 수 있냐.
◎ 진행자 > 이게 하나고.
◎ 윤건영 > 그 다음에 우리가 안전만 보장된다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 우리는.
◎ 진행자 > 체제 수호의 수단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으니까.
◎ 윤건영 > 항상 그들은 이야기를 반복했습니다. 이 두 가지 이야기를 계속적으로 저희한테 했죠.
◎ 진행자 > 여기서 그러면 제가 너무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시나리오가 있냐 하면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비핵화를 하고 싶어도 군부의 반발 때문에 비핵화를 결국은 못한다, 이런 어떤 시나리오가 있잖아요. 영화로도 많이 나오고 이건 어떻게 봐야 되는 겁니까?
◎ 윤건영 >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북한 군부나 북한 사회에도 엘리트 집단이 있거든요.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김정은이 강력하게 장악하고 있지만 선이 있을 거예요. 그 선을 넘는 순간 내부의 반발이 있을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그거는 우리가 어떻게 견인해내는가의 문제예요. 명분도 주고 당위도 주고.
◎ 진행자 > 바로 그 지점에서 1,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보면서 정말 끝까지 갈 수 있는 것인가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계속 그걸 놓고 봤거든요. 그리고 만약에 거기까지 간다고 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그러면 북한 군부를 다스릴 수 있는 것인가 저는 그게 사실 되게 궁금했었던 거거든요.
◎ 윤건영 > 이것도 제가 나중에 한번 설명을 드리려고 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북미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포석을 몇 가지 줍니다.
◎ 진행자 > 내부적으로?
◎ 윤건영 > 내부적으로 외부적으로.
◎ 진행자 > 어떤 건데요?
◎ 윤건영 > 첫 번째는 중국을 갑니다. 중국을 가서 안정을 시켜놔요. 소위 말해서 뒷배를 안정시키는 거예요. 자기가 북미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큰 외교적 이벤트를 할 때는 중국에 갑니다, 반드시. 이건 김일성 이래로 쭉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그래서 뒷배를 안정시켜 놓습니다. 두 번째는 중국을 국제사회로 불러들이는 효과를 갖습니다.
◎ 진행자 > 그건 어떤 얘기예요?
◎ 윤건영 > 미국과 중국을 불러내는 것은 자기네들이 얻을 게 많아지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뒷배를 안정시키기도 하고 불러내는 이중의 효과가 있고 그리고 군중 동원 능력, 군중 용인술 같은 걸 북한 사회에서 합니다. 남북 정상회담이라든지 큰 이벤트가 있을 때는 꼭 그와 관련된 사전 조치들이 따릅니다. 이런 여러 가지 조치들을 통해서 그리고 그 내에서의 여러 단계들을 거쳐서 나오기 때문에 그들도 어느 순간까지 어디 지점까지 나오는 거지 막 벗어나거나 이러지는 못합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항상 소소한 게 궁금하니까 3월이면 김여정 부부장이 평창을 왔다 간 다음이잖아요. 김여정 부부장은 구면이잖아요. 반겨주던가요?
◎ 윤건영 > 반겨주죠. 반겨준다고 말하면 안 되는데 종북 되는데.
◎ 진행자 > 어떤 식으로 반겨줘요?
◎ 윤건영 > 얼굴 알고 2월에 서울에서 여러 번 봤고 밥도 먹고 했으니까 아이고 윤 선생 왔냐, 북에서는 선생이라고 많이 부르니까요.
◎ 진행자 > 그렇죠.
◎ 윤건영 > 윤 선생 왔냐, 상황실장 선생 왔냐,
◎ 진행자 > 그러면 대북특사단이 방북한 과정이나 그 다음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과정이나 거기서 성과를 끌어내기 위한 일련의 과정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일정하게 역할을 했던 겁니까?
◎ 윤건영 > 그건 저희들 눈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북이라는 사회 특수성상 철저히 수면 아래에서 다 논의되고 준비되어 오는 과정들이고요. 에피소드 하나만 말씀드리면 김정은 위원장하고 만찬을 하는데 아마 대한민국에 왔던 특사단, 김여정 등등이 이야기를 많이 했나 봐요.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 하는 말이 기회가 되면 KTX를 타보고 싶대요.
◎ 진행자 > 김정은 위원장 말이?
◎ 윤건영 > 왜 그러시냐 그랬더니 특사단이 타고 왔는데 천지가 개벽할 정도라는 거예요.
◎ 진행자 > 평창에 왔던 사람이 탔으니까?
◎ 윤건영 > 평창에 왔던 사람들이 KTX 탔는데 죽여준다, 이런 말을 했겠죠.
◎ 진행자 > 북한은 열차가 상당히 문제가 심각하죠.
◎ 윤건영 > 시속 60km도 잘 안 나와요. 특히 동쪽과 서쪽이 달라요. 서쪽은 중국 쪽으로 가는 노선들은 속도가 잘 납니다. 그나마 5, 60km 나는데 동쪽 러시아 쪽 벨트는 30km도 잘 안 납니다. 그때 만찬하면서도 기회가 되면 꼭 KTX를 타보고 싶다. 김정은 위원장이 저희한테 그러더라고요. 언제든지 오시라. 태워줄게. 뭣이 어렵냐.
◎ 진행자 > 그게 깔아달라는 얘기는 아니었죠?
◎ 윤건영 > 그건 아니고요.
◎ 진행자 > 아무튼 그래서 우리 의원님이 보시기에는 김정은을 만났더니 비핵화 의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을 했다는 말씀이십니까?
◎ 윤건영 > 당시로는 분명히 있었고 그것이 북한의 전략적 선택이었든 아니면 의도된 수였든 간에 확인은 됐었다라는 겁니다.
◎ 진행자 > 그럼 그 자리에서 남북 정상회담 얘기도 있었습니까?
◎ 윤건영 > 네. 4.27 판문점 회담으로 넘어가는데 하자라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를 바로 그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야기했죠, 우리가 제안을 했고.
◎ 진행자 > 항상 문제는 각론이잖아요?
◎ 윤건영 > 그 다음에 저희가 4월에 정상회담을 하자라고 제안을 했고
◎ 진행자 > 4월이란 날짜까지 시기까지
◎ 윤건영 > 예, 하자고 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좋다 하자 라고 했고. 정상회담 일정 관련해서도 처음 밝히는 이야기인데 저희는 당기고 싶어 했어요. 빨리 하고 싶었어요. 왜 그러냐 하면 그해 6월달에 지방선거가 있었거든요. 6월에 지방선거가 있어서 최대한 선거랑 떨어져야 된다.
◎ 진행자 > 옛날 김대중 대통령 때 남북 정상회담. 석 달 전인가.
◎ 윤건영 > 총선 직후에 있었죠. 발표를 총선 전에 했고. 그렇게 해서 바이러스가 낄 수 있다. 그래서 특사가 갔을 때 김정은 위원장한테 정상회담을 하자라고 제안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동의를 했어요. 그 다음에 특사단이 내려와서 협의를 해야 되잖아요. 정상회담 언제 할 거냐라고 했을 때 우리는 줄기차게 빨리 하자. 빨리하는 게 우리 대한민국 정치의 왜곡이 있어서 빨리 하자라고 했던 건데 저쪽에서 그냥 계속 4월 27일로 갔던 거죠.
◎ 진행자 > 날짜는 북한이 요구한 날짜대로 갔던 겁니까?
◎ 윤건영 > 결국 맞췄던 거예요.
◎ 진행자 > 판문점이라고 하는 장소는 어떻게 선택됐던 거예요?
◎ 윤건영 > 이건요. 이것도 에피소드인데 저희가 먼저 제안을 했죠.
◎ 진행자 > 판문점을?
◎ 윤건영 > 예. 처음 말씀드리는 건데 애초에는 저희가 판문점에서 남쪽 지역에서 하루, 북쪽 지역에서 하루 1박 2일 하자 이렇게 제안한 거예요, 애초에 그림은. 판문점이라는 공간은 남북이 반반씩 나눠 쓰고 있잖아요. 남쪽 지역의 평화의집, 북쪽 지역에 통일각이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 아이디어는 1박 2일로 하루는 남쪽, 하루는 북쪽에서 하자. 이래야 전 세계에 분단의 상황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
◎ 진행자 > 그러면 전날 회의하고 김정은 위원장 개성 가서 자고 다음 날 오고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와서 자고 다시 가고?
◎ 윤건영 > 이렇게 가자라고 했던 거예요. 그런데 일정도 잘 안 맞고 처음부터 그러기에는 좀 부담이다라고 해서 하루짜리가 된 거죠, 4월 27일 날. 그런데 지난주 방송에서 제가 말씀드렸던 5월 26일 날 통일각 가서 또 우리가 하잖아요. 한 달 간격으로 1박 2일로 돼버린 거죠, 결과적으로. 통일각 정상회담 5월 26일 날 2차 정상회담이 그렇게 있었던 연유도 보면 저희가 판문점 정상회담을 제안하면서 1박 2일로 이렇게 하자라는 그 연장선상에서 갔던 겁니다.
◎ 진행자 > 항상 정상회담 하면 따라붙는 게 대가 이야기가 항상 따라붙었잖아요,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런 거 진짜 없었습니까?
◎ 윤건영 > 정말 제가 입이 마르도록 이야기하는데 정상회담의 대가 같은 건 없어요. 아마추어도 아니고 절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 진행자 > 그러면 대가 말고 정상회담을 해서 그러면 너희들이 이거는 우리한테 카드로 줘야 된다, 이런 건 당연히?
◎ 윤건영 > 이건 협상문이죠.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은 지고지난 합니다. 그건 여러 차례 회담을 하고 실무회담도 하고요. 결국 안 돼서 양 정상들의 최종 컨펌을 받아야 되고요. 합의문 자체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 진행자 > 특사단 가서 처음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을 때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서 체제안정 보장 이야기를 꺼냈다는 거잖아요. 그럼 체제 안정보장과 관련해서 남측이 이건 내놔야 된다라는 뭔가 구체적인 언급이 특사단 만났을 때는 없었습니까?
◎ 윤건영 > 근본적인 질문을 해주셨는데요. 북한의 체제안정을 보장하는 것은 저희한테 힘이 있지 않아요.
◎ 진행자 > 미국이죠?
◎ 윤건영 > 그래서 미국이 북미회담을 할 수 있도록 끄집어내는 게 중요했던 거였죠.
◎ 진행자 > 혹시 그러면 그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도 꺼냈습니까?
◎ 윤건영 > 만나야 된다.
◎ 진행자 > 반응이 어떻던가요?
◎ 윤건영 > 만날 수 있다라는 반응이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한테 우리가 이 체제안정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북한의 체제안정, 그리고 비핵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당신네들이 안전하게 사는 거 아니냐, 당신들 말로. 그러려면 미국과 만나야 되는 거야라고 이야기했더니 만날 의사가 있다고 했습니다.
◎ 진행자 > 후일담이 혹시 그런 게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올브라이트 장관이 평양 간 적도 있고 그런데 조명록이 미국 백악관까지 들어간 적 있었잖아요. 한 걸음만 더 나갔으면 됐는데 거기서 딱 그친 거잖아요. 혹시 그거에 대한 평가나 이런 얘기는 없었습니까?
◎ 윤건영 > 그 평가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와 비교되는 것을 그렇게 바라는 것 같지 않고요.
◎ 진행자 > 아버지 때와 비교되는 걸. 그 심리는 무슨 심리예요?
◎ 윤건영 > 심리라기보다 제가 느낀 건데 본인만의 그런 나름의 레거시 본인만의 부분들에 대한 고민들이 강한 것 같아요.
◎ 진행자 > 내가 원조, 이런 거. 이런 심리가 상당히 강합니까?
◎ 윤건영 > 네.
◎ 진행자 > 아버지의 그늘을 되게 싫어하는군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얘기하면?
◎ 윤건영 > 아무래도 그러겠죠. 북한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볼 때 그게 북한의 소위 말하는 인민들을 끌고 가는 힘인데 물론 과거와 연계해서 한때는 김일성 주석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도 하나의 용인술 리더십으로 나타나긴 하지만 본인만의 것들을 많이 찾는 경향이 있죠.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아무튼 그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 얘기를 꺼냈더니 오케이?
◎ 윤건영 > 할 용의가 있다.
◎ 진행자 > 거기서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진전이 된 게 있었습니까?
◎ 윤건영 > 진전된 거야 많죠. 언제 이 자리에서 다 이야기합니까. 밤새도 모자랄 텐데.
◎ 진행자 > 밤새요. 밤새요. 지금부터.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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