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안양을 지킨 ‘슈퍼문’ 이제는 수원으로…“좋은 기억만 가지고 가겠다” [KBL FA]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3. 5. 18. 12: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갈 것 같다.”

2023 KBL FA 시장의 최대어 중 한 명이었던 ‘슈퍼문’ 문성곤은 지난 17일 수원 kt와 계약 기간 5년 보수 총액 7억 8000만원에 계약, 안양 KGC를 떠나 이적했다.

한때 양희종(은퇴)의 뒤를 이어 KGC의 뉴 리더가 될 것으로 평가받았던 문성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고 이러한 현실 속에 다른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23 KBL FA 시장의 최대어 중 한 명이었던 ‘슈퍼문’ 문성곤은 지난 17일 수원 kt와 계약 기간 5년 보수 총액 7억 8000만원에 계약, 안양 KGC를 떠나 이적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문성곤은 MK스포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새로운 도전이다.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새로운 곳에 왔으니 kt에서 열심히 하겠다는 동기부여가 매우 크다. 물론 안양을 떠나서 너무 슬프고 또 속상한 마음도 있다. 2가지 감정이 공존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문성곤의 이적 가능성에 대한 소문은 농구계에 이미 퍼져 있었다. 그럼에도 KGC 내에서 그가 가진 존재감과 영향력이 적지 않은 만큼 이적이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도 적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적을 선택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문성곤은 “플레이오프가 시작하기 전 안양에 집을 샀다. 편하게 출퇴근하려는 생각에 마련하게 됐다. 그때만 하더라도 당연히 (KGC에) 남는 줄 알았다. 그 정도로 안양을 원했다. 돌아보면 그런 부분들이 아쉽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정만으로 잔류할 수는 없었다. 문성곤은 결국 자신을 더 원하는 kt로 이적했다. 그는 “협상 과정, 그리고 반응이 정반대라고 해야 하나. kt는 챔피언결정전 7차전까지 간 이유가 내 수비에 있다고 했다. 만약 (수비가) 없었다면 빨리 끝났을 것이라고도 해줬다”며 마음이 움직인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정든 KGC 팬들과의 이별은 아쉬웠다. 문성곤은 “7년(상무 기간 제외) 동안 많은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너무 행복하게 농구를 했다. 안양에서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갈 것 같다”고 전했다.

문성곤은 눈물을 꾹 참고 양희종과 통화했다. 사진=KBL 제공
자신을 후계자로 선택한 양희종과의 통화 역시 쉽지 않았다. 문성곤은 “(양)희종이 형이 ‘많이 속상하다, 마음이 아프다’고 하더라. 솔직히 희종이 형과 통화를 하면 울 것 같아서 안 하려다가 그래도 우리 형에게 전화는 해야 하니까 꾹 참고 통화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은 문성곤이지만 2023-24시즌 최소 3번의 안양 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는 친정과의 경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문성곤은 “캐롯전 때도 그랬지만 뭔가 더 신경을 쓰다 보면 농구가 잘 안 되더라. 안양에서 첫 게임을 하면 보통 꽃다발을 주지 않나. 사실 안 주셨으면 한다. 감정적으로 흔들릴 것 같다. 너무 슬플 것 같아서….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 대신 꽃다발은 우승 반지를 받을 때 같이 받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제는 ‘kt맨’이 된 문성곤이다. 그는 곧 팀으로 돌아올 허훈, 그리고 KBL 정상급 빅맨이 된 하윤기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문성곤은 “너무 설렌다. 워낙 잘하는 선수들인 만큼 같이 재밌는 농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나 역시 올 시즌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야 두 선수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듯하다. 우승하려면 결국 나는 물론 모든 선수가 한 단계 더 올라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걸 다 알려주고 도와주고 또 도움을 받고 싶다”고 바라봤다.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문성곤은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긴 만큼 신인처럼 뛸 것이다. 올해보다 내년, 내년보다 내후년에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매해 퍼포먼스가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꼭 KGC가 아니라 kt에서도 ‘문성곤’은 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편 문성곤은 자신을 반갑게 맞이해줄 kt 팬들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환영해주실 거라고 믿는다(웃음). 그렇게 해주신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 응원해주시고 또 믿어주시는 만큼 열심히 운동해서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며 “챔피언결정전 때 느낀 열기를 수원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