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화산 활동에 대기까지…지구 닮은 외계행성 발견

이정호 기자 2023. 5. 1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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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90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관측
액체 상태 ‘물’ 유지할 가능성 제기
지구에서 90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포착된 외계 행성인 ‘LP 791-18d’의 상상도. 캐나다 몬트리올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연구진은 이 행성의 표면에서 화산 활동이 활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지난 17일(현지시간) 내놨다. NASA 제공

지구와 목성 위성인 ‘이오’처럼 화산 활동이 매우 활발할 것으로 추정되는 외계 천체가 지구에서 90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발견됐다. 화산 활동은 대기를 형성하는 동력이고, 대기는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온도를 유지한다. 이 때문에 과학계는 생명체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천체에 대한 추가 연구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캐나다 몬트리올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과학자 등이 구성한 공동 연구진은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90년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우주의 한 곳에서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외계 행성 ‘LP 791-18d’를 발견했으며, 이 행성에서 활발한 화산 활동의 가능성을 포착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LP 791-18d는 우주 망원경인 ‘TESS’와 ‘스피처’에 장착된 특수 카메라로 관측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태양계에서 화산 활동이 활발한 천체는 지구와 금성, 그리고 이오뿐이다. 활화산은 우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번에 지구에서 90광년이나 떨어진 곳에서 활화산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LP 791-18d에서 활화산이 추정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특이한 공전 궤도 때문이다. NASA 자료에 따르면 LP 791-18d는 같은 모항성 주변을 도는 또 다른 행성인 ‘LP 791-18c’와 아주 가깝게 접근하는 공전 궤도를 지녔다.

그런데 LP 791-18c는 LP 791-18d보다 질량이 크다. 상대적으로 중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강한 중력은 자신과 가깝게 접근하는 LP 791-18d를 쥐어짜는 힘이 된다. 이 때문에 LP 791-18d 내부에서는 마찰열이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땅속을 부글부글 끓게 만드는 마찰열은 화산 활동을 만드는 ‘엔진’이다.

특히 화산 활동이 LP 791-18d에서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화산에서 나오는 각종 기체와 수증기가 대기를 형성하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LP 791-18d에서 대기 형성은 큰 의미가 있다. LP 791-18d가 ‘조석 고정’을 겪는 행성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모항성과 거리가 너무 가까워 LP 791-18d의 한쪽 면은 영원히 낮, 반대쪽 면은 영원히 밤이다. 모항성의 중력에 꽉 붙들려 있다는 뜻이다.

조석 고정을 겪는 행성은 대개 모항성을 바라보는 면은 너무 뜨겁고, 반대쪽 면은 너무 차갑다. 만에 하나 물이 존재해도 한쪽에선 완전히 증발해 버리고, 다른 한쪽에선 얼음이 돼 버린다. 이러면 생명체가 살기 어렵다.

하지만 대기가 있다면 상황이 다를 수 있다. 대기는 밤이 지속되는 반대쪽 면의 기온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정도로 적당히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NASA 공식 자료를 통해 “우주 생물학의 관점에서 화산 활동이 생명체의 기원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탐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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