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중앙은행 가상자산 감시·감독 권한 강화해야"

"스테이블 코인 확산 시 금융시스템 안정 영향 우려"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감시·감독 체계에서 중앙은행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18일 공개한 'BOK 이슈노트'에서 "스테이블코인 이용이 확산할 경우 화폐제도와 지급결제시스템을 포함한 전체 금융시스템 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 신축 통합 별관 외부. [사진=뉴시스]

지난해 테라·루나 급락, 셀시우스·FTX 파산 등 글로벌 가상자산시장에서 발생한 부정적 사건들의 원인은 지속 불가능한 사업구조, 유동성 리스크, 레버리지, 불투명한 재무 상황 등 과거 금융시장에서 발생했던 리스크와 비슷했다.

한은은 현재로서는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발생한 사건들과 비슷한 사건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소 위주로 발전해 발행업체, 탈중앙화 대출 플랫폼 등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 거래소는 '특정금융정보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다만 전통 금융업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자산업체의 사업구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정확한 리스크 평가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투자자 보호도 충분치 않은 측면이 있다. 빅테크 기업, 게임사, 토큰 증권 등을 중심으로 가상자산시장과 이용자의 실생활 간 연계성이 꾸준히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렇다 보니 한은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가상자산 관련 입법을 통해 가상자산에 대해 '동일 행위, 동일 위험, 동일 규제'의 관점의 규제를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가상자산 리스크의 탈국경적인 특성으로 인한 국가 간 규제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의 속도와 강도 측면에서 주요국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상자산시장 모니터링, 정보 수집, 감시·감독 등 측면에서 관련 당국 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운용해 규제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 공시, 외부감사·자료제출의무 등을 부과하고 수집한 정보를 관련 당국 간 원활히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