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해군, 초계기·해상헬기로 적 잠수함 탐지 ‘초전 박살’
기사내용 요약
16일 세종대왕함, 대탄두탄·대잠수함작전 훈련 참관
초계기로 적 잠수함 찾고 헬기·세종대왕함으로 격추
국내 독자 기술로 건조한 '도산안창호함' 내부 공개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지난 16일 오후, 부산 해군기지를 떠나 짙은 해무를 헤치고 한시간 쯤 지났을 때였다. 날씨가 서서히 맑아지기 시작하더니 세종대왕함 문현재 소령의 무전기 너머로 초계기의 등장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하늘 높이서 P-3 해상초계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초계기는 등장과 함께 세종대왕함 주위에서 휴대용 음탐기인 소노부이 4발을 잇달아 바다로 투하했다. 이어 해상위치표시판인 마린파커 한발을 떨어뜨렸다. 초계기 등장으로 본격적인 적 잠수함 탐지가 시작된 것이다.
대잠수함 작전은 크게 6단계로 나눠진다. 우선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DDG)이 음향탐지기를 이용해 미식별 수중물체를 탐지한다. 이에 따라 대응 태세가 상향되며, 수중물체에 식별 등급을 부여한다.
만약 미식별 수중물체로부터 어뢰 공격을 받으면 회피 기동에 돌입한다. 이와 동시에 해상작전헬기(Lynx)가 어뢰를 이용해 공격한다. 명중되지 않았을 경우 함에서 보유하고 있는 대잠 무장을 이용해 잇달아 공격한다. 침몰되는 것이 확인되면 작전은 종료된다.
이날 훈련에서도 세종대왕함은 인근 해역에서 비행 중이던 P-3 해상초계기와 함에 탑재 중이던 링스 해상작전헬기(Lynx)를 긴급 출격시켜 잠항 중인 북한 잠수함 탐색에 돌입했다. 초계기에 이어 곧장 해상작전헬기도 연이어 등장하며 북한 잠수함 탐색 훈련 장면을 선보였다. 작전헬기는 가변심도음탐기인 디핑소나 한발을 해상에 투하하며 적 잠수함 위치 추적에 나섰다.
이날 훈련에서 실제 탄 발사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적 잠수함이 발견되면 위와 같은 순서로 작전이 진행된다는 게 해군 측 설명이다.
이날 세종대왕함 전투지휘통제실에서는 대탄도탄작전도 이뤄졌다. 대탄도탄작전은 세종대왕함이 동해 해상에서 적 미사일 감시작전 임수를 수행하던 중, 상급부대로부터 북한 SLBM 탑재 잠수함이 활동 중이라는 정·첩보를 입수하면서 시작됐다.
세종대왕함(DDG)은 승조원 전투배치, 스파이(SPY) 레이더 집중 탐색구역 설정 등 경계태세를 강화하며 탄도탄 탐지작전에 돌입했다. 이어 북한 잠수함에서 발사된 SLBM을 포착하자, 전면 대형화면에서 미사일 고도와 거리가 실시간 그래프로 표시됐다.
해군 관계자는 "시간당 고도그래프를 보면서 합참 등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미사일이 최종 소실된 후 해당 내용을 합참, 작전사 등에 보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거리 미사일의 경우 발사 후 3~5분이면 상황이 종료된다"며 "따라서 세종대왕함 대원들 모두 항상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 위협에 대응해 ▲탄도탄 감시·대응태세를 점검하고 ▲입체전력을 활용한 대잠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훈련을 주관한 김성필(대령(진)) 세종대왕함장은 "우리 세종대왕함은 적의 다양한 위협에 대비해 실전과 같은 강도 높은 교육·훈련으로 최상의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언제, 어디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이 도발하면 단호하고 강력하게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든 명품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공개
이날 도산안창호함은 1/3 정도만 해상 위로 노출됐고, 나머지는 수중에 있어 전체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동그란 잠수함 입구를 사다리로 내려가니 길게 이어진 좁은 복도가 나타났다. 복도 옆으로는 부사관들 침실이 마련돼 있다.
도산안창호함은 이전 잠수함에 비해 시설이 좋아졌다고 한다. 이전 잠수함이 여인숙이나 모텔급이면 안창호함은 5성급 호텔이라는 게 해군 측 설명이다. 단층이 아닌 복층 구조로 이뤄졌다. 위층에는 부사관들 침실이 아래층에는 장교들 침실이 배치돼 있다.
복도를 따라 걸어가니 전투지휘실이 나왔다. 도산안창호함은 상하좌우 모두 한명이 조종 가능하다. 이 역시 이전 상하, 좌우 나눠서 각각 조정하던 방식에 비해 개선됐다. 그 옆으로는 바깥 상황을 살필 수 있는 모니터도 있었다. 먼 곳까지 줌으로 당길 수 있어, 적 식별이 더욱 용이해졌다.
도산안창호함(KSS-Ⅲ)은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건조한 잠수함 장보고-Ⅲ 1번함이다. 국내에서 독자 개발한 전투·소나체계를 탑재했다. 고성능 연료전지와 최첨단 소음저감 기술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장보고-Ⅰ/Ⅱ급 잠수함 대비 전투수행·작전지속 능력이 향상되고, 은밀성과 생존성이 대폭 강화됐다. 도산안창호함은 함수 수평발사체계를 이용해 유도탄과 어뢰, 기뢰 등 다양한 무장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수직발사체계에서 발사하는 탄도유도탄(SLBM)으로 지상 핵심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김형균 도산안창호함장(대령)은 "도산안창호함은 대양작전과 장기작전 수행에 최적화된 세계적 수준의 잠수함으로서 강력한 해양강군의 핵심축이자, 전방위 위협에 대응하는 국가 전략 무기체계"라며 "승조원 모두가 최고도의 결전태세를 확립하여 전략적 비수로서 우리 바다를 굳건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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