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보험 등 가입시 대리청구인 미리 지정하세요"

기사내용 요약
치매나 중병 발병시 본인이 직접 보험금 청구 어려워
계약자·피보험자·수익자 같다면 대리청구인제 이용 가능

[서울=뉴시스]대리청구인 지정여부에 따른 보험금 청구 비교. (자료=금감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 부산에 사는 박모씨는 아버지가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해 산소호흡기를 달고 거동도 어려운 상태가 됐다. 마침 아버지의 보험을 통해 중대한 질병에 대해서는 진단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박씨는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박씨에게 보험금을 청구할 권한이 없어 위임을 받아오라고 했는데 병세가 악화된 박씨의 아버지가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법적인 위임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최근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한 치매보험이나 치명적질병보험(CI보험) 가입자가 치매나 중병 상태가 돼 보험금을 직접 청구하기 어렵다는 민원이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8일 '금융꿀팁 200선' 중 하나로 박씨의 아버지 사례처럼 본인이 직접 보험금을 청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리청구인'을 미리 지정할 것을 안내했다.

치매보험이나 CI보험의 경우 보장내용의 특성상 스스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보험에 가입하고도 보험금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박씨의 경우 보험금 청구 민원도 제기했지만 금감원은 환자인 아버지의 정당한 위임없이 법적 행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가정법원에 성년후견개시심판청구를 통해 법적 대리권을 얻어 보험금을 청구할 것을 안내했다.

결국 박씨는 후견인 조사 및 감정 등의 과정을 거쳐 가정법원의 성년후견개시심판을 받은 후에야 뒤늦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다.

만일 박씨가 대리청구인 지정제도를 미리 이용했다면 훨씬 수월하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보험계약자가 치매나 중병 등에 걸려 의사 표현 능력이 상실돼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는 경우 가족 등이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수 있도록 미리 대리청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계약자, 피보험자, 보험수익자가 동일한 보험계약일 경우 이용할 수 있다. 대리인은 계약자의 주민등록상 배우자나 3촌 이내의 친족으로만 지정할 수 있다.

보험가입시 또는 보험기간 중에 보험회사에 신청서류를 내거나 '지정대리청구서비스' 특약에 가입하면 된다. 해당 특약은 제도성 특약이기 때문에 가입비용도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치매보험을 대상으로 대리청구인 지정제도가 정착되도록 고령자 대상 가입 의무화, 제출서류 요건 완화, 보험가입시 안내 강화 등을 추진했다"며 "CI보험에 대해서도 대리청구인 지정제도가 활성화되도록 보험회사로 하여금 영업조직에 대한 교육 강화 등을 지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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