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직접 청구 어렵다면?…"대리청구인 지정하세요"

지웅배 기자 2023. 5. 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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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성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A씨는 산소호흡기를 부착하고 거동이 어려운 데다 병원비 부담도 커졌습니다. A씨를 대신해 아들 B씨가 아버지의 보험 가입여부를 살펴보니 진단보험금 대상에 해당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보험사에 문의했지만 보험금 청구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아들 B씨에겐 A씨를 대신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치매나 중대한 질병으로 보험금을 직접 청구하기 어렵다는 민원이 증가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대리청구인 지정제도를 활용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18일 금융감독원은 치매나 중대한 질병 상태가 되면 보험금을 직접 청구하기 어려운 만큼, 보험 가입 시나 질병이 발생하기 이전에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사람을 미리 지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리청구인 지정제도는 ▲보험을 계약하는 계약자 ▲보장받는 대상인 피보험자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수익자가 동일해야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리인 자격은 주민등록상 보험수익자의 배우자나 3촌 이내만 해당됩니다. 지정 시기는 보험가입 시나 보험기간 중에 가능합니다. 회사별 신청서류를 작성하거나 지정대리청구서비스 특약을 가입하면 대리청구인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치매나 중대한 질병 등으로 보험금을 직접 청구하기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대리청구인을 미리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앞서 A씨의 사례처럼 사전에 대리청구인을 지정하지 않게 되면 법정대리인인 '성년후견인'이 보험금을 청구해 줘야 합니다. 실제 아들 B씨는 가정법원에 성년후견개시심판청구를 통해 공식적인 법적 대리권을 얻어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다만 성년후견개시심판청구부터 결정까지 3~6개월이 소요되는 데다 인지대나 송달료 등의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 치매보험을 대상으로 대리청구인 지정제도가 정착되도록 고령자 대상 가입 의무화와 제출서류 요건 완화 등을 추진했다"며 "CI보험(중대한 질병 보험)에 대해서도 대리청구인 지정제도가 활성화하도록 보험회사가 영업조직에 교육 강화를 지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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