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 지원 놓고 이견"

유럽과 미국이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지를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서방에 다시 균열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현지시간 17일 보도했습니다.

영국과 네덜란드는 국제 연합을 구축해 F-16 조달을 지원하는 데 합의하는 등 유럽 다수 국가가 전투기 지원에 우호적이지만, 전투기 재수출을 쥐고 있는 미국은 여전히 회의적입니다.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전투기 직접 지원을 주저하는 이유로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F-16 지원 비용을 들었습니다.

가뜩이나 줄어든 전쟁자금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유럽군의 F-16 재수출을 승인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영국과 네덜란드의 '국제 연합' 발표 직후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무장관과 통화해 우크라이나 관련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훅스트라 장관은 현지시간 17일 "아직 해결책에 도달하지는 못했다"면서도 "그 다리를 넘어 대화할 준비가 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에 따르면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4개국이 우크라이나에 F-16을 지원할 의사를 암암리에 내비쳤으며, 노르웨이 또한 퇴역시킨 F-16을 지원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습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네덜란드와 덴마크, 벨기에에서 F-16 최소 125대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24~36대를 요청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올여름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상대로 한 기초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국 승인 없이는 F-16을 실제 조종하는 훈련은 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군사전문가 더글러스 배리는 F-16 전투기에 어떤 패키지가 탑재되느냐에 따라 러시아 진지를 타격하는 데 쓰일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배리는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의 F-16 조종 훈련에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그렇게 많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현지시간 17일 미 의회 민주당·공화당 의원 14명은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은 이 전쟁을 적기에 효과적으로 끝내는 데 중요하다"며 지원 승인을 촉구했습니다.

F-16은 수백 마일 떨어진 표적을 탐지하는 레이더와 최신 미사일을 갖춘 미국산 전투기로, 미국 정부에서 기밀로 취급하는 시스템도 탑재돼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폴란드 등에서 구소련 시대 전투기를 지원받기는 했지만, 러시아 공습에 맞서려면 F-16 등 현대식 전투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YTN 김원배 (wbkim@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