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이재명 면전에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이장 그만두시라”

쇄신 의총서 팬덤정치 비판·직언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 3선인 이원욱(사진) 의원이 지난 14일 쇄신 의총 때 이 대표 면전에서 “‘재명이네 마을’ 이장을 그만두시라”고 직언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강성 지지층이 주도하는 ‘팬덤 정치’와 거리를 두지 않으면 중도층 이탈을 막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재명이네 마을’ 이장으로 계시는데 이 의원이 의총 때 ‘이장 좀 그만두셔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재명이네 마을은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을 일컫는 ‘개딸(개혁의 딸)’들이 주로 활동하는 팬카페다. 이들은 최근 코인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을 두둔하며 쇄신 기자회견을 연 청년 정치인들에게 맹폭을 가했다.

조 의원은 “이 대표 체제 이후 당내 민주주의가 굉장히 약화됐다”며 “극성 유튜버들이 과장된 영상을 송출하면 강성 지지층들이 이를 그대로 받아 공격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데도 지도부는 제대로 손을 안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태극기 부대(가 문제를 일으킬) 때 했던 것처럼 소속 의원들의 강성 유튜브 출연을 금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김 의원의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와 관련해서는 “읍참마속이 아닌 만시지탄이다. 읍참을 하려면 단칼에 해야 하는데 떠밀리듯이 나흘 만에 해버리니 마속은 졸려서 죽을 것”이라며 이 대표의 늑장 대처를 비판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