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두 가족, 남측이 북송안할것 같아 귀순 결심한듯”

조재연 기자 2023. 5. 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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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일가족인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주민 7~9명이 이달 초순 어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탈북했다.

이들이 귀순을 결심한 배경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권 교체로 지난 정부에서의 강제 북송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인권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이전처럼 바로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탈북한 주민들이 미리 알고 있지 않았나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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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7~9명, 6일 밤 서해 NLL 넘어와
어선 한척에 어린이 등 탑승
정부 관계자 “귀순의사 밝혀”
신원·탈북동기 합동신문 중
북한 최악 식량난 등 원인 추정
서해 바닷가에 밀려온 북한어선.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음[연합뉴스 자료사진]

두 일가족인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주민 7~9명이 이달 초순 어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탈북했다. 이들이 귀순을 결심한 배경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권 교체로 지난 정부에서의 강제 북송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배 한 척에 의지해 목숨을 걸고 서해를 건너온 데는 코로나19로 인한 북·중 국경 폐쇄와 탈북 비용 급증 등의 요인도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군 당국은 지난 6일 밤 서해 NLL 이북에서 어선 한 척이 NLL로 접근하는 모습을 포착했고, 밤 12시 무렵 NLL을 넘어 연평도 서쪽 해역으로 향하자 병력을 투입해 검문검색을 진행했다. 이 배에는 10명 이내의 북한 주민이 탑승해 있었으며, 그 가운데는 어린아이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실수로 표류한 것이 아니다. 귀순 의사가 있다”고 밝힘에 따라 군 당국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해 수도권의 한 군부대로 이송했다. 현재는 군과 국가정보원 등 관계당국이 합동신문을 진행하며 신원과 탈북 동기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들의 귀순에는 한국의 정권이 지난해 바뀌며 대북 정책 기조가 바뀐 영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인권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이전처럼 바로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탈북한 주민들이 미리 알고 있지 않았나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들이 귀순에 이른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최근 북한 지역에서 심각한 수준인 식량난이 지목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북한의 식량 부족 상황은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사베트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3월 유엔인권이사회(UNHCR)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 인구의 42%가 식량 부족으로 인한 영양실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정보원 역시 국회 보고에서 연간 기준 80만t 정도의 쌀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현재 북·중 국경 봉쇄가 아직 풀리지 않으면서 식량난이 계속되면 탈북 시도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탈북민 입국자는 2019년까지 매년 1000명 넘게 발생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0년에는 229명으로 급감했고 그 이후 2021년에는 63명, 2022년 67명 등으로 채 100명이 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가족의 어선 이용 귀순은 “2017년 7월 일가족이 귀순한 뒤 처음”이라고 밝혔다.

조재연 기자·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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