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부부, 뉴욕서 파파라치에 쫓겨···“다이애나비 비극 떠올라”

선명수 기자 2023. 5. 1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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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에 가까운 자동차 추격”
숙소 가는 길 2시간 넘게 쫓겨
한때 경찰서로 피신하기도
영국 해리 왕자(오른쪽)와 부인 매건 마클.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해리 왕자 부부가 미국 뉴욕에서 파파라치들로부터 위험한 자동차 추격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BBC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해리 왕자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 장모 도리아 라글랜드가 전날 밤 파파라치들이 연루된 재앙에 가까운 자동차 추격을 겪었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 대변인은 추격전이 2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다른 운전자와 행인 등과 충돌할 뻔한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파파라치들이 차도가 아닌 인도에서도 질주하는가 하면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고, 빨간불에도 달리는 등 위험천만한 주행을 했다는 것이다. 대변인은 “공인은 어느 정도 대중의 관심을 받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의 안전을 희생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사건은 이들 가족이 전날 뉴욕에서 열린 미즈재단의 ‘우먼 오브 비전상’ 시상식에 다녀오는 길에 벌어졌다. 이는 지난 6일 영국 찰세 3세 국왕 대관식 이후 해리 왕자의 첫 공개 일정이었다.

오후 9시50분쯤 맨해튼 미드타운의 시상식장을 나선 해리 왕자 가족은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사설 경호팀의 차량에 올랐고 뉴욕경찰이 경호 지원에 나섰으나 곧 파파라치의 추격을 당했다. 1시간가량 추격이 이어지자 이들은 경찰의 안내로 어퍼이스트의 한 경찰서로 일단 피신했다. 이들 가족은 경찰이 주변 도로의 차량 통행을 차단하는 동안 택시에 올라 숙소로 향했지만 오래지 않아 다시 파파라치들에게 쫓겼다고 한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언론과 파파라치가 좋은 사진을 원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공공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통과 이동이 많은 뉴욕시에서 단 10분의 추격전도 극히 위험할 수 있다”며 “해리 왕자의 모친이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 왕자의 어머니 다이애나비는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에게 쫓기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해리 왕자 역시 어머니의 죽음이 언론의 사생활 침해 때문이라며 여러 차례 분노를 표해 왔다. 그는 자신과 아내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영국의 타블로이드지 3곳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영국 왕실에서 퇴출된 그는 영국 체류 중 비용을 내고 경찰의 특별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영국 정부와도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줄리언 필립스 뉴욕경찰 대변인은 이번 사건으로 인한 충돌이나 부상, 소환, 체포는 없었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를 태운 택시 기사도 해리 왕자 측이 묘사한 것처럼 위험하거나 극적인 상황까지는 아니었다고 미 언론에 전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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