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안죽어”… ‘탄핵 위기’에콰도르 대통령, 전격 국회해산

황혜진 기자 2023. 5. 1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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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위기에 몰린 기예르모 라소(67·사진) 에콰도르 대통령이 자진 사퇴와 국회 해산이라는 헌법상 권한을 발동하는 극단적인 수를 뒀다.

'동반 사망' 조치로 불리는 이 권한 발동으로 탄핵 위기는 벗어났지만 최대 원주민 단체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예고하는 등 반발이 거세 에콰도르 정국은 격랑 속에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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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사망’시나리오 발동
원주민단체 등 강력 반발

탄핵 위기에 몰린 기예르모 라소(67·사진) 에콰도르 대통령이 자진 사퇴와 국회 해산이라는 헌법상 권한을 발동하는 극단적인 수를 뒀다. ‘동반 사망’ 조치로 불리는 이 권한 발동으로 탄핵 위기는 벗어났지만 최대 원주민 단체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예고하는 등 반발이 거세 에콰도르 정국은 격랑 속에 빠져들고 있다.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라소 대통령은 이날 전국 TV 네트워크 방송을 통해 “저는 오늘 헌법 148조에 명시된 국회해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며 “(이는) 무책임한 입법부의 정치적 위기 초래와 내부 소요 사태를 종식하고 국민께 미래를 결정할 힘을 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본인 사임과 함께 의회도 해산시킨다는 점에서 ‘동반 사망’ 조치라고도 불리는 이 권한이 발동되면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다시 치러진다. 국회해산권 효력 개시 일주일 안에 대선 및 총선 일자가 확정돼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다면 선거는 연내 치러질 전망이다. 대신 라소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탄핵 심판 절차는 종료되고 향후 6개월간 그의 임기도 보장된다. 조기 선거에서 당선된 이들은 라소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의 잔여 임기(2025년 5월)를 채우게 된다.

부정부패 스캔들로 민심을 잃은 라소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에콰도르 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이끌었던 최대 원주민 단체 에콰도르토착인연맹(CONAIE·코나이에)은 전국 집회를 통한 투쟁 방침을 천명했다. 정치 갈등을 틈타 마약조직 등에 의한 치안 불안 상황도 우려되고 있다. 에콰도르 군경이 대통령궁과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주요 시설물에 대한 경비·경호 태세 강화에 나섰지만, 비상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에콰도르 정치 컨설팅업체 프로피타스 관계자는 “엄청난 불안정이 초래될 것”이라면서 “에콰도르의 헌법적 위기는 보통 거리 압력을 통해 해결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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