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지구 1.5도 상승… 임계점 초과”

■ WMO 기후보고서 경고
“올해부터 2027년 사이에
역대 최고 뜨거운 해 올 것”
하반기 엘니뇨 도래 영향
스페인·아르헨 등 최악 가뭄
지구촌 곳곳 이상기후 몸살

42도 찜통 더위 인도 17일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의 마리나 비치에서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공중샤워장에서 샤워를 하고 있다. 지역기상청에 따르면 첸나이의 이날 최고기온은 42.7도로 역대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EPA 연합뉴스

앞으로 5년 내 지구 기온이 기후변화 ‘임계점’인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초과할 수 있다는 세계기상기구(WMO)의 경고가 17일 나왔다. 이에 2027년 안에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CNN에 따르면 WMO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2023∼2027년 동안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도 이상 상승할 확률이 66%에 달한다고 밝혔다. 1.5도는 2015년 국제사회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합의한 지구 기온 상승 제한선이다. WMO는 2023∼2027년 안에 관측 기록상 지구가 가장 더웠던 2016년의 온도를 넘어갈 확률이 98%라고 전망했다. 영구적이진 않으나, 이로 인한 이상기후 장기화와 인명 및 농작물 피해 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최소 한 해 또는 5년 내내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설명이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는 (1.5도를) 점점 더 자주 넘을 것이라는 경고를 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WMO는 이와 같은 기온 상승 가속화가 엘니뇨의 도래와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WMO는 지난 3일 라니냐 현상이 3년 만에 종료되며 올 하반기 엘니뇨가 올 확률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0.5도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해당 지역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것을 의미하는 라니냐와 반대 현상으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연관이 깊다. 지구 표면 온도는 라니냐 때 시원해지고 엘니뇨 때 더워지는 경향을 보인다. 역사상 가장 더웠던 2016년도 엘니뇨의 해였다.

폭염에 따른 피해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가뭄에 시달리는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한 마을 주민 수천 명은 지난 1일 1949년 이후 처음으로 교회 지하에 있던 그리스도상을 밖으로 꺼내 비를 내려달라고 기도하기까지 했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남미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는 74년 만의 최악의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우루과이는 수도권 지역에 염분이 섞인 강 하구 지역 물에 담수를 섞은 수돗물을 공급하면서 수돗물이 음식에 간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짠 상태라고 일간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젖소 우유 생산량 감소 등 피해가 벌어지고 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