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450억 규모 '페루 경비함' 2척 수주…K-방산 입지 다진다

18일 페루 현지 계약 체결
중남미 국가, 아프리카 중심으로 방산 확대

글로벌 종합 상사 STX가 페루 정부로부터 3600만달러(약 450억원) 규모의 해군향 함정 두 척을 수주했다고 18일 밝혔다.

STX가 수주한 함정은 각각 500t급 해상 경비함으로 2013년부터 2021년까지 1~6호선을 완수한 이후 이번 7~8호선 임무를 이어가는 중이다.

STX는 18일 페루 침보테에 위치한 페루 국영 해군 조선소 '시마 조선소'에서 엘버트 호세 델 알라모 시마 이사회 의장(해군 제독), 세사르 베나비데스 시마 대표(해군 제독), 조영준 주페루 한국대사, 박진희 주페루 한국무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비함 7, 8호선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STX가 수주한 500톤급 경비함 두 척은 길이 56.5m, 너비 8.5m, 디젤 엔진에 최대 속력 23노트(약 42.596km/h)다. 30mm RCWS(원격 사격 통체 체계)와 12.7mm 기관총 두 세트를 탑재하고 있으며 불법 어로나 밀입국자, 마약상을 단속하고 소형 해상 테러를 방지하는 등 페루 연안 경비 업무에 투입된다.

경비함은 STX와 시마 조선소가 공동으로 작업한다. CKD(현지조립생산) 방식으로 STX가 설계와 기자재 공급을 담당하고 STX의 감리 하에 시마 조선소에서 최종 건조하는 방식이다. 2년여의 건조 기간을 거친 후 오는 2025년 상반기 페루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시마 조선소'는 페루 해군 소속으로 페루 정부의 선박 대부분을 관리하는 국영 조선소다. STX는 2018년 시마 조선소와 중남미 시장 공동 개척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사업 확대를 비롯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다진 바 있다. 이번 계약에는 주페루 한국 대사관의 방산 세일즈 외교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STX는 페루는 물론 중남미 방산 시장을 확대 공략할 방침. 특히 약 10년간 페루에서 500t급 경비함을 여섯 척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풍부한 현지 건조 경험을 비롯해 매 차례 적기 인도하며 조기 전력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 STX 방산 사업 관계자는 "페루 바다는 전 세계 어획량 2위를 차지할 만큼 수산물의 보고로 알려져 있지만 과거부터 끊이지 않는 불법 어로 행위로 많은 피해를 보고 있었다"며 "페루에서 STX의 해상 경비함이 여섯 척으로 늘어나면서 단속 비율은 이전의 1% 미만에서 15% 이상으로 크게 향상됐으며 마약 단속 등 실질적인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STX는 현재 페루뿐 아니라 중남미 국가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다양한 함정을 프로모션하고 있다"며 "군용 차량 등 육상 방산 사업으로도 확장해 K-방산의 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TX는 2013년 페루 정부와 해상 경비정 건조 계약을 처음 체결하고 2021년까지 총 9000만달러(약 1130억원) 규모의 500t급 경비함 여섯 척을 건조 및 공급했다. 또 콜롬비아에 CPV(연안 경비함)를 인도한 바 있으며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다양한 방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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