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 “전두환은 학살자고 위선자”

김옥조 2023. 5. 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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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씨 일가 중 첫 추모식 참석 차 광주 방문
"광주 올 수 있다는 자체에 감사하고 죄송"
"5·18 당시 희생된 분들 민주주의의 영웅"
"장세동 발언, 비자금 문제 숨기려는 발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사진: 연합뉴스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27) 씨가 전두환 씨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면 학살자이고 또 위선자인 것 같다"면서 "그냥 전직 대통령 중의 한 명으로서만 기억되는 게 아니라 한 개인의 욕심과 이런 것을 먼저 (생각)하고 국민들을 생각하지 않았을 때 얼마나 잔인한 비극이 일어날 수 있는지 되새기고 또 기억할 수 있는 그런 비극의 사례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 씨는 오늘(18일) 아침 KBS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역사 속에서 할아버지는 어떻게 평가되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정말로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했으면 국가를 이루는 국민들의 어떤 희생이 있을 때, 이제 할아버지 본인의 목숨과 삶이 소중한 만큼, 그 분들의 목숨과 삶을 최소한 그렇게 생각하고 그 분들이 희생을 기리고 그런 행보가 이어져야 되는데 그런 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전 씨 일가로는 최초로 ‘5·18광주민주화운동’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어제(17일) 광주를 방문한 전 씨는 "오늘 5월 18일이 민주화운동이 시작이 됐던 날이기 때문에 저의 가족의 죄가 좀 더 크게 느껴진다"면서 "또 이전에도 항상 제가 광주에 올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고 또 올 때마다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전두환 씨의 어떤 책임이 있느냐’는 물음에 전 씨는 "제가 태어나기 전이지만 1980년대 이후로도 각종 유언비어나 피해 받으신 분들의 고통이 끊인 건 아니다"면서 "계속해서 외로움과 아픔 속에 오랜 세월을 보내셨고 그리고 또 할아버지 전두환 씨도 아무런 사과와 인정도 없이 떠나셨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가족들이 계속 그때를 좀 부인하고, 민주화운동이 저희 사회가 가지는 참된 의미를 오히려 좀 폄훼하고 부인하는 경향이 있어서, 최소한 저라도 희생을 기억하고 되새기고 그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거, 제 가족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지, 오히려 그분들이 민주주의의 영웅이라는 거를 빨리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5·18의)진실을 알게 됐느냐’는 질문에 전 씨는 "제가 27년간 거짓말만 믿고, 거짓말인 걸 알고 있었다"면서 "제일 기억이 많이 나는 건 저희 가족 구성원이 민주화운동 관련돼서 말할 때, 그게 사회에 국민들의 인권을 더 발전시키고 보호한 것에 의미를 두는 거에 대한 말씀 하나도 없고, 언제든지 광주에 관련된 뉴스나 소식이라도 대화 주제로 나왔을 때는 그분들이 간첩이다 빨갱이다 이러면서 오히려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는 분란을 이끄는 계획적인 움직임의 원천이다 이런 식으로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전 씨는 "언급하는 거 자체도 불편해하다 보니까, 항상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앵무새같이 그런 말 좀 되풀이하는 가족들한테 질문을 했을 때 거기에 대해서 아무도 깊게 설명을 안 하려고 한다는 점들이 어렸을 때부터 잘못했다고 생각을 하면서 자라왔다"고 고백했습니다.

전 씨는 "저희 가족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재산 규모라던지, 할아버지를 도와주셨던 분들이 천문학적 재산을 소유한 것을 옳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그분들이 그런 권력과 재산을 갖기까지 너무나 많은 분들의 삶이 희생하게 되고 힘들고 그런 고통을 겪어야 되니까, 그분들만 많은 재산을 갖고 오히려 피해받고 희생한 분들은 사회적으로 외면당하고 또 경제적으로도 힘든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을 보면 너무나 대조돼 마음이 아프고 힘든 거 같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피해자 유족들이 환대를 해주는데 어떻냐’는 질문에 전 씨는 "일어나지 않았어도 되는 비극이지 않냐"면서 "할아버지와 그 주변에 있었던 분들의 권력에 대한 욕심, 재산에 대한 욕심 그리고 그걸 이루는 데 있어서 큰 잔인함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에 가담하셨던 분들, 아니면 가담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거기 계셨던 이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 잃어버렸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전 씨는 "그때 겪으셨던 후유증이나 장애로 인해서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신 분들도 많고 지옥 같은 삶을 보여주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광주에 와서 그 분들을 뵀을때, 제가 (전두환)가족이니까 돌을 던지시고 이제 욕설을 하신다거나 그래도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고 속마음을 전하고 "그런데도 오히려 저한테 와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신 분들 많고 또 오히려 제 건강을 걱정하는 분들도 많고 하시니까 그저 죄송한 마음 밖에 없고 또 너무 늦게 와서 죄책감이 많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 부장 사진: 연합뉴스 

최근 전두환 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장세동 씨의 발언에 대해 전 씨는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온 나라 국민포함해서 전 세계에서 교육에서 역사를 배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면서 "그때 태어나지 않았어도 충분히 배우고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많고, 역사 속에서 과거에 있던 분들이 어떤 큰 죄를 저지르고 거기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나 사과나 해명이 없이 그냥 세상을 떠나거나 그런 과정에서 그냥 잊혀진 역사로 되면서 이제 피해자 분들의 한이 하나도 안 풀리고 이럴 경우에는 그 후대에 충분히 사죄를 드릴 수 있는 거다"고 반박했습니다.

전 씨는 "또 많이 하시는 말씀 중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도 있다"면서 "굳이 그 시절에 태어나지 않다고 해서 그 역사를 그냥 방관하고 잊는 거는 오히려 그게 국민으로서의 도리가 아닌 거 같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런 당사자격인 사람들이 과거의 역사나 사실을 진실을 부정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전 씨는 "일단은 자존심도 크고 가족의 명예나 그분들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는 것도 되게 클 거 같다"면서도 "지금 이게 4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일이다 보니까 제 세대에서도 정말 이 일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거나 관심을 안 가지시는 분들도 많다 보니까 진실을 아시는 분들이 줄어드시고, 피해자 분들이 노후로 인해서 이 세상에 더 이상 안 계시다 보면, 지금도 이렇게 계속해서 진실을 알리려고 해도 왜곡되는 세상인데, 앞으로는 얼마나 더 왜곡이 더 심해지고 진실을 밝히기 어려울지가 좀 두려워지는 것 같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씨는 "그래서 어찌 보면 그 분들 입장에선 역사가 잊혀 져야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거니까 그렇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소한 제가 아는 바로는 그때와 연관돼서 비자금 문제가 굉장히 크다 보니까 비자금 문제가 불거지지 않으려면 역사적으로도 사람들이 이에 대해 최대한 잊고 그런 일이 있었나보다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만 기억하기를 원하는 것 같아서 어찌 보면 발악 아닌 발악을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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