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5·18 정신 '원포인트 개헌' 제안에 "다른 부분도 논의해야"

기사내용 요약
"87년 체제 극복 위한 접근이 개헌 정공법"
"이재명, 당내 논란으로 다급해져 꺼낸 것"

[광주=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5.18. 20hwna@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국민의힘은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5·18 정신 헌법 수록은 당연히 추구해야 하지만, 그 외 다른 요소들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 많았다. 또 이 대표가 현재 위기 상황에서 시선을 돌리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미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다고 한 건 대통령 공약이고 우리 당이 가진 입장이다. 그 뜻을 잘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헌법 전문 수록) 시기와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저희가 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이 대표의 '원포인트 개헌'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내에서도 원포인트 개헌에 부정적인 기류가 흘러나왔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중요한 건 진정으로 5월 정신을 이어가고자 한다면 여야 간 이견 없이 헌법 전문 수록에 5월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87년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개헌을 논의할 것인가 접근하는 것이 정공법"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당헌·당규 안에 5·18 정신을 추구한다고 명시한다.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개헌을 위한 절차적인 요건만 잘 충족되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원포인트 개헌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87년 체제 개편을 위한 개헌 수요가 많이 쌓여있다"며 "종합적으로 원포인트 개헌이 맞는 건지, 전체적으로 다른 부분까지 포함해서 개헌을 진행할지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전 대표도 이날 광주MBC라디오 '시사인터뷰'에서 "원포인트 개헌이 진행되면 지금까지 쌓아놨던 문제를 다 풀지 못할 수 있다"며 "큰 틀에서 지도체제나 정치체제에 대한 부분도 같이 논의하면서 역사 관점을 정확하게 다시 세우는 것 두 가지가 병행돼야 하는 것이지, 한쪽만 너무 앞서나가면 개헌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호남 출신의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인 정운천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개헌을) 적극 검토해 봐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도 "개헌을 5·18 정신 하나만을 위해 하는 게 과연 적절한지는 당과 함께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5·18 정신이 지금까지 40년간 민주당의 전유물이었는데, 저희가 전향적으로 공법단체의 법제화를 통해 전향적으로 풀어나갔다"며 "5·18 공법단체와 적극적으로 토의하면서 풀어 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가 본인의 사법 리스크뿐만 아니라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이 촉발한 '코인 의혹' 등을 타개하고 시선을 돌리고자 5·18 기념식을 계기로 '원포인트 개헌' 카드를 꺼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지금 이 대표가 당내 여러 가지 논란 때문에 매우 다급하지 않나"라며 "분명하게 하나씩 매듭지어야 할 일까지도 국민의힘을 대상으로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허은아 의원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진행하면서 그 안에 5·18 헌법 수록 이야기를 할 수 있을 텐데 중요한 것은 빼놓고 원포인트로 헌법에 수록하자고 해서 광주에서 이 대표가 인기가 없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허 의원은 특히 이 대표를 겨냥해 "국회의원 기득권도 내려놔야 한다. 헌법에 수록된 불체포특권 관련된 것도 빼야 하지 않겠나"라며 "쓰리포인트 이런 부분을 함께 얘기하는 게 더 옳고 현실성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