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위험군 152만···내년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 문 연다

김향미 기자 2023. 5. 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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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고립된 상황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범부처 차원의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중앙·지역에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를 지정하고, 통합사례관리사 인력을 늘린다. 실태조사를 1년 단위로 실시해 고위험군을 찾는 데 주력한다. 정부는 전국에 고독사 위험군이 152만여명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보건복지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년)을 수립해 18일 발표했다. ‘고독사’는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혼자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발견되는 죽음을 가리킨다.

정부가 지난해 처음 실시한 실태조사를 보면, 2021년 고독사 건수는 3378건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8.8% 증가했다. 지난해 11∼12월 복지부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인 가구 947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고독사 위험군이 2023명(21.3%)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체 1인 가구(717만명)에 적용하면 전체 고독사 위험군은 인구의 3%인 152만5000명으로 추정됐다.


☞ 하루에만 10명이 ‘고독사’…절반 이상은 ‘5060 남성’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12141459001

이번 기본계획은 2021년 4월 고독사예방법 시행에 따라 마련했다. 그간 지자체별로 고독사 예방·관리 사업을 진행했으나 예산 규모와 사업 내용에 따라 지역별로 편차가 발생했다. 기본계획이 수립돼 중앙정부를 컨트롤타워로 한 종합대책 추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2018년, 일본은 2021년 ‘고독’과 관련한 정부 내 전담 부처·부서를 만들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1차 기본계획의 목표는 2021년 기준 전체 사망자 100명당 1.06명꼴인 고독사를 2027년까지 0.85명으로 20% 줄이는 것이다. 5년간 3907억원(국비, 잠정치)을 투입한다.

주요 정책을 보면 내년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를 중앙과 지역에 각각 신규 지정한다. 이 센터는 정부의 고독사 정책을 실행하는 기관으로서, 향후 ‘고독사 정보시스템’이 구축되면 이를 바탕으로 고위험군을 찾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현재 5년 단위로 실시하는 고위험군 실태조사를 앞으로 해마다 진행하는데, 이 또한 센터가 맡는다. 전담 인력 역량 강화 교육도 담당한다. 올해 서울시가 서울시복지재단에 설치한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가 하나의 모델이다. 센터는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지정할 예정이다.

현재 229개 시·군·구 고독사 업무 담당 인력은 251명이다. 통합사례관리사는 978명이다. 정부는 이런 전담 인력을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구상도 밝혔다. 현재 39개 시·군·구에서 추진 중인 고독사 예방·관리 시범사업은 2027년까지 229곳으로 확대한다.

고위험군 발굴 강화, 공동체 내 연결 정책을 추진해나간다.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에서 지역 주민이나 부동산중개업소, 상점 등을 ‘고독사 예방 게이트키퍼’로 양성한다. 이들에게는 봉상활동 시간 인정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다세대주택이나 고시원 밀집지역 등 취약지역 발굴조사,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 연계 등을 통해 고독사 위험군을 찾는 데 주력한다. 정부 기관 및 민간 복지관 등에 공동체 공간을 조성하고, 고위험군이 심리 안정 및 예술·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인공지능(AI) 안부 확인 등 신기술도 활용한다.

생애주기별로 각기 다른 정책을 마련해 지원한다. 청년은 고독사 중 자살 비율(20대 56.6%, 30대 40.2%)이 높다. 정신건강관리와 취업 지원에 주력한다. 노인 위험군을 대상으로는 방문의료 서비스 확대, 상호돌봄을 위한 노노케어(노인이 노인 돌봄)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고독사 사례 중 중장년이 절반 이상(58.6%)을 차지한다.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장년층은 보건소를 통해 만성질환 관리 및 생활습관을 개선해나가고, 재취업 프로그램을 통해서 취업을 알선해주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평생교육을 지원하겠다”면서 “이 두 가지는 기존에 있던 대책이고 돌봄, 병원 동행 같은 생활지원 서비스 등 새로운 대책을 마련 중으로 오는 6월 초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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