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우영우' 찾아라" 스튜디오지니·ENA 살 길은 K콘텐츠 (종합)[Oh!쎈 현장]
[OSEN=연휘선 기자] 스튜디오지니부터 ENA까지 KT 미디어 체인이 '제2의 우영우'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노보텔 앰버서더 동대문에서 KT그룹 미디어 데이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KT 커스터머 부문 강국현 사장, 스튜디오 지니 김철연 대표, ENA 윤용필 대표가 참석해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이날 간담회는 KT그룹의 미디어 밸류 체인을 구성하는 3가지 연결고리 TV 가입자들을 거느린 지니TV, 콘텐츠 제작사인 스튜디오지니, 유료방송사업자인 케이블TV ENA의 지속적인 성장 전략 방안을 소개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이에 강국현 사장은 신형 올인원 셋톱박스를, 김철연 대표는 스튜디오지니의 드라마 라인업을, 윤용필 대표는 ENA의 드라마와 예능 라인업을 소개했다.
강국현 사장은 신형 셋톱박스에 대해 "1년 여에 걸쳐 KT 기술진이 개발한 것으로 국내 최초 셋톱 박스, 공유기, 사운드 바 일체형 올인원 모델"이라고 자부했다. 이를 통해 스튜디오 지니, ENA에서 공급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최적의 화질과 음질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 나아가 KT는 국내에서 스튜디오 지니를 통해 콘텐츠 제작, ENA를 통한 공급, KT를 통한 감상 기술까지 선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됐다.
김철연 대표는 "첫 번째 라인업을 공개한 지 1년 만에 '구필수는 없다'를 시작으로 '보라! 데보라'까지 12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부족한 점,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매 작품 최선을 다했고 크고 작은 성과가 있었다. 가장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는 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다. 너무 빨리 대박이 나서 힘들겠다고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셨다. 신생 스튜디오인 저희를 세계에 알려준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행복배틀', '신병2', '사랑한다고 말해줘', '유괴의 날', '마당이 있는 집', '오! 영심이', '남남', '낮에 뜨는 달',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악인전기', '모래에도 꽃이 핀다', '유어아너', '야한 사진관' 등의 라인업들을 소개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윤용필 대표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애정과 사랑 속에 개국 1년이 됐다. 지난 1년을 되돌아 보면 대표적인 콘텐츠로 4개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ENA를 단숨에 내셔널 브랜드로 만들어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하이퍼 리얼리티 예능의 효시이고 이제는 ENA 대표 예능인 '나는 솔로(SOLO)', 이를 바탕으로 유튜브 여행 3대장 곽튜브와 빠니보틀, 원지를 데리고 김태호 PD와 실험한 '지구마불 세계여행' 그리고 글로벌 아이돌들과 협업한 '혜미리예채파'까지 다양한 장르를 만들고 시도하며 오리지널 제작 역량을 늘리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라며 "최근 닐슨코리아 조사 결과 2049시청자 시청비중이 국내에서 가장 높은 채널로 나타났다"고 했다.
나아가 "외부 크리에이터들과의 상생을 더욱 확장하려 한다"라며 "'나는 솔로', '지구마불 세계여행'에서 볼 수 있듯이 외부 크리에이터들과 IP를 나눔으로써 오리지널 콘텐츠가 더욱 성장하고 '윈윈'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드라마 외에도 김태호 PD와의 또 다른 작품, 기후 이상에 대한 다큐멘터리 '하늘에서 본 미래'를 비롯해 예능 라인업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성장 전략 방안 가운데 KT그룹 내부적으로는 미디어 밸류 체인의 성과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강국현 사장은 "매출액 4조 2천억원을 돌파했다. 목표보다 조금 더 빨리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2025년까지 매출 5조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 그 핵심이 콘텐츠다. 내년부타는 자체 IP를 가진 자체제작 콘텐츠도 방송이 되기 때문에 그 부분은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내년까지 30여 편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여러분께 제공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흥행예측모델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드라마, 기획, 심의 단계부터 예측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그걸 조금 더 범용적으로 만들어서 외부 기획사, 제작사들이 우리의 모델을 활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튜디오 지니가 2년 차에 흑자 달성하며 괄목할 성과를 보인 점과 관련해 김철연 대표는 "초기에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미디어 밸류 체인을 기획하면서 기획한 비즈니스 모델이 그대로 구현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설명드린 KT 그룹의 미디어 밸류 체인이 잘 작동된 증거"라고 자부했다. 또한 그는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조금 더 빠르게 해외 판매 매출이 늘어나면서 계획보다 좋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콘텐츠 투자 비용은 연 평균 30편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제작비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 투자 비용은 저희 생각 이상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 같다. 영업이익 매출 목표는 게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으로 보여드리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티빙과 시즌 합병과 관련해서는 CJ ENM과 지분투자를 진행한 뒤 콘텐츠 사업자인 CJ와 KT가 협업하는 데에 의미가 있다. 글로벌 공동 대작을 같이 만들어보자고 논의하고 있다.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면 바로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KT그룹 미디어 체인의 성장과 별개로 현재 한국의 유료방송사업자 시장은 낙관적이지 않다. 이에 강국현 사장은 "현재 한국의 유료방송사업자는 다 어렵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은 그나마 견디고 있다고 본다. 전체 시장이 감소하고 있진 않다.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을 뿐. 프리미엄 셋톱박스를 통해 전체 가입자 성장세보다 매출 성장을 유지하는 1인당 매출액을 올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유료방송에서 어려운 게 사업 구조가. 글로벌 OTT부터 잠식당하는데 한국은 유료방송 요금이 워낙 낮기 때문에 OTT로 인한 코드 컷팅이 그렇게 심하진 않다"라고 했다. 오히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인구가 감소하는 게 변수다. 젊은 친구들이 결혼을 안하는 게 가장 큰 위험 요소다. 유료방송사업자의 가장 큰 위험은 결혼을 안한다는 거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히기도 했던 바. 이는 스튜디오지니에게 어떤 기회로 작용했을까. 김철연 대표는 "넷플릭스가 투자를 증대하겠다고 했는데 저희 같은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넷플릭스와는 콘텐츠 바이 콘텐츠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라인업 중 일부 작품들로 얘기하고 있다. 여기서 얼마를 투자 받기로 했다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올해 콘텐츠 중 넷플릭스 비중은 확정되지 않아 말씀드릴 수 없다. 저희의 해외 판매 전략을 말씀드리면 글로벌 OTT에 완전히 의존하는 형태는 스튜디오로서 장기적으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체 판매를 할 때 글로벌 OTT에 판매하는 비중을 50%, 리저널 딜이라고 저희는 부르는데 로컬 채널들에 판매하는 비중을 50%로 정하고 가고 있다.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훌루, 비키 등과 판매망을 다각화 해가고 있다. 어떤 상황이든 시장이 급변할 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영우'가 계속 급상승하고 대박을 낸 뒤 주변에서 정말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저희 같은 신생 스튜디오가 아니라 기존 대형 스튜디오에서도 3년에 한편 나올까 말까한 작품이었다. 신인 작가가 썼고, 여자 주인공 원톱에 약간의 장르물인 작품이지 않나. 그래서 포스트 우영우가 나올 거라고 바로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매 작품 포스트 우영우가 될 거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마당이 있는 집'이나 '행복배틀'은 약간 타겟이 다르긴 한데 매 작품 포스트 우영우라 생각하고 있다. 스튜디오지니의 IPO는 적정한 시기에 때가 올 거라 본다. 몇년도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했다.
윤용필 대표는 “미디어지니와 스카이티브이 합병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 했다. ENA를 상단 채널로 성장을 시켰다. 그 결과가 ENA 시청률이 24등에서 11등으로 올라온 배경인 것 같다. 매출 측면에서 보면 양쪽의 광고 조직을 통합해서 중복된 광고주들의 충돌을 해소했다. 외부의 훌륭한 광고 전문가들을 영입해서 더욱 큰 시너지를 내서 광고 브랜딩이 어려운 상황에도 성장세를 본 것 같다 김태호 PD님이 실험적인 콘텐츠를 많이 시도한다. 지구마불로 글로벌에 진출하려고 하고 있다. 관련 IP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혜미리예채파도 글로벌 아이돌을 섭외한 이유가 후광효과에 의해 글로벌 플랫폼에서 관심을 가질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몇몇 플랫폼이 관심있어 하는데 초기단계"라고 했다.
더불어 김철연 대표는 "해외에서도 공동제작을 논의하는 회사들이 있다. 주로 미국, 일본 사업자들과 논의 중이다. 구체적인 IP들을 주고받고 논의하는 단게인데 IP가 확정이 되고 일정이 나오면 말씀드리겠다"라고 했고
그런가 하면 윤용필 대표는 "예능 중에서 관심 갖고 지켜봤으면 하는 콘텐츠가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들이 높고 5월에 기상이변이 있는 상황이고 엘니뇨가 빨리 찾아오고 있어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콘텐츠를 ENA가 만든 게 '하늘에서 본 미래'다. 다가오는 미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메시지를 던지게 돼서 글로벌로 갈 수 있는 기회도 생긴 거라 관심 갖고 사랑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김철연 대표는 "매일매일 기대작이 달라진다. 한 작품 한 작품 너무 애정이 있고 사연이 있고 애착이 있기 때문에 한 작품을 고를 순 없다. 어제 저녁에 딸과 이야기를 나눈 게 있어서 오늘 아침에는 '남남'이 남의 일처럼 안 느껴졌다"라고 웃으며 간담회를 마무리 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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