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걸린 노령견, 치매 의심해야” 연구

이시내 2023. 5. 1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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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깊은 수면을 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혹시 치매에 걸린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겠다.

치매 환자가 수면장애를 겪는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졌는데, 이와 비슷한 패턴이 개에게서도 발견된 것이다.

이를 종합한 결과, 치매 점수가 높은 개일수록 잠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수면 시간도 짧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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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스캐롤라이나(NC) 주립 수의과대학 연구팀
노령견 28마리 대상으로 수면·인지능력 검사
치매점수 높을수록 잠들기 힘들고 수면시간 짧아
"지중해식 건강식단과 규칙적 운동으로 예방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NC) 주립 수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인지장애증후군(CCDS)을 겪는 개는 건강한 개보다 수면 시간이 짧고 잠들기 어려워했다.

개가 깊은 수면을 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혹시 치매에 걸린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겠다.

미국 CNN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NC) 주립 수의과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를 인용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지장애증후군을 겪는 개는 건강한 개보다 수면 시간이 짧고 잠들기 어려워했다.

개 인지장애증후군(CCDS)은 사람으로 치면 치매와 비슷하다. 치매 환자가 수면장애를 겪는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졌는데, 이와 비슷한 패턴이 개에게서도 발견된 것이다. 연구를 이끈 나타샤 올비 노스캐롤라이나 주립 수의과대학 신경학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과 마찬가지로 CCDS에 걸린 개도 불면증, 토막잠(Sleep fragmentation)과 같은 수면장애를 겪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노령견의 수면패턴과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노령견 28마리를 대상으로 수면·인지검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수면검사에선 뇌전도(EEG) 기법을 활용, 머리에 전극을 붙여  개가 낮잠을 자는 동안 뇌파를 측정했다. 또 ‘컵 아래 숨겨진 간식 찾기' 등 간단한 인지력 검사를 6개월 주기로 진행했다. 견주들에겐 ‘반려견 치매 척도 설문지(canine dementia scale, CADES)’를 작성토록 했다. 

이를 종합한 결과, 치매 점수가 높은 개일수록 잠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수면 시간도 짧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기억력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개는 렘(REM)수면 시간이 짧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의 뇌는 비렘수면(Non-REM)과 렘수면의 단계를 반복한다. 비렘수면은 깊은 잠에 빠지는 단계를, 렘수면은 얕은 잠을 자는 단계를 뜻한다. 비렘수면에선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에 관여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비롯한 독소를 제거한다. 렘수면은 기억을 통합하고 유지하는 것을 돕는다고 알려졌다. 

노령견에게 인지장해증후군은 그렇게 드문 질병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중해식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이 개의 인지장해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Stephanie Moody/Rue's Rescue & Sanctuary

노령견에게 CCDS는 그렇게 드문 질병은 아니다. 미수의학회(AVMA)에 2001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11~12세 개의 경우, 28%가 경미한 인지장애를, 10%는 중증 인지장애를 겪는다. 15세가 되면 경미한 인지장애 발생 위험률은 68%로, 중증 인지장애는 35%로 치솟는다. 

말도 못하는 개에게서 치매의 징후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올비 교수에 따르면 인지기능 장애를 겪는 개들은 ▲방향감각 상실 ▲상호작용의 변화 ▲수면과 기상 주기의 변화 ▲집안을 어지럽히는 행동 ▲활동량 변화 ▲불안과 학습·기억력 장애 등 이 그 징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 훈련을 통해 학습했던 것을 잊어버리거나, 길을 잃고 돌아다니는 것 등이 전형적인 징후에 속한다”며 "인간의 치매 증상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예방법은 없을까. 증상이 그렇듯 해법도 사람과 비슷하다.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이다. 올비 교수는 "플라보노이드 성분·항산화제·중쇄지방산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이 개의 치매 발병을 늦출 수 있다"며 "사람과 마찬가지로 잘 먹고 잘 운동하면 좋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수의과학저널 프론티어스’에 최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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