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밀어주니 삼성과 맞먹네”...불안감 커진 K-반도체

2023. 5. 1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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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3차원 낸드플래시 반도체 시장서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 선두권 수준 분석
中정부 지원에 급성장...삼성에도 위협적
지난 2018년 4월 중국 우한에 있는 YMTC 공장에서 시진핑(왼쪽) 국가 주석이 자오웨이궈(가운데) 칭화유니그룹 회장, 양스닝(오른쪽) YMTC 최고경영자와 함께 반도체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신화통신]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3차원(3D) 낸드플래시 반도체 시장의 선두시장 자리에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16년 설립된 YMTC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무서운 성장세로 첨단 낸드 개발 수준을 끌어올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7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개최한 ‘SMC코리아’에서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박사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도시바와 삼성전자가 메모리 기술의 선두주자였다”면서도 “삼성에서 들으면 기분 나쁠 수 있지만, 기술 측면에서는 YMTC와 마이크론이 (선두주자 수준에) 올랐다”고 말했다.

최 박사에 따르면 시중에서 YMTC와 미국의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이 양산중인 232단 낸드는 쉽게 구입할 있다. 128단과 176단이 낸드 시장에서선 주된 제품이긴 하지만, YMTC가 232단을 양산·출시하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낸드는 단수를 늘릴수록 수직으로 연결하는 구멍(홀)을 깊게 뚫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8세대 V낸드(236단) 양산을 시작했으나 시장의 공급물량은 마이크론이나 YMTC에 비해 매우 적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박사는 “YMTC는 낸드 적층 중간 단계인 176단을 건너뛰고 불과 4~5년만에 232단을 만들었다”며 “단기간에 반도체 업계의 리딩 컴퍼니(선두 업체)가 됐다”가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YMTC의 제품을 분석해보면 하이브리드 본딩 성숙도가 상당히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232단 관련 기술력을 가졌기에 미국에서 지정학적 관점에서 민감한 시선으로 중국 반도체 기술을 견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장비 수출 제한이 YMTC의 기술 개발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YMTC를 수출통제 명단에 추가했다. 이 제재에 따르면 YMTC는 미 상무부 허가 없이 미국 기업으로부터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을 구매할 수 없고, 미국 기업의 장비를 사용한 외국 업체의 제품들도 중국 내로 들여올 수 없다. 이에 따라 YMTC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심자외선(DUV),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물론,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 수급도 힘든 상태다.

최 박사는 “장비 반입이 없어도 YMTC 입장에서 향후 2~3세대 수준의 차세대 낸드 개발은 가능하겠지만, 그 이상의 칩 기술 고도화와 양산은 장비 제한으로 인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최근 YMTC가 미국의 제재에 맞서 중국산 장비를 활용해 첨단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기도 했다. ‘우당산’이라 명명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첨단 낸드 제조를 위해 중국 공급업자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YMTC는 최근 ‘대기금’(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 등 국영 투자자들로부터 70억달러(약 9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최 박사는 메모리 시장과 관련해 “올해 D램과 낸드의 가격이 2분기까지 떨어지고, 3분기에 가격이 바닥을 찍은 뒤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은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감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비트그로스(비트량으로 환산한 메모리 공급증가율)가 올해 10.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내년에도 15.1%에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이와 동시에 반도체 수요가 다시 회복되고 가격 상승이 동반되면서, 반도체 장비 회사들이 실적 상승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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