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사면 고수익"…4300억 규모 사이트 운영한 일당

가상 의류 아이템 거래 사이트 운영
아이템 가격 오르면 수익…환전 막히자 고소장
경찰, '폰지사기' 판단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가상의 의류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운영해 투자금을 받는 등 4300억원 상당의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사이트 대표 B(30대)씨 등 2명을 구속 송치하고, 16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중이라고 18일 밝혔다.

B씨 등은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가상의 의류 아이템을 거래하는 A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회원 435명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4300억원 상당의 사기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A사이트는 한복이나 치파오 등 가상의 의류 아이템을 다른 이용자들과 현금으로 사고 팔 수 있게 만든 온라인 거래 사이트다. 아이템당 거래 금액은 적게는 10만원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 선까지 거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B씨 등은 회원들에게 의류 아이템을 구매하면, 새로 유입하는 이용자들이 해당 아이템을 기존보다 높은 금액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수익이 보장된다고 안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령, 이용자는 가장 하위 단계인 '치파오'를 구입해야 다음 단계인 '기모노'를 살 수 있다. '드레스' 등 가장 높은 등급까지 오르면 이후에는 여러 개의 치파오가 생성되고, 신규 이용자들이 이 치파오들을 사들이며 기존 이용자들이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A사이트 운영 초기에는 이용자들에게 실제로 수익이 배당되기도 했다. 하지만 수익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피해자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정당한 사업이라고 판단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 등이 자체적인 수익 모델 없이 회원들이 투자하는 돈으로 수익을 돌려막는 '폰지 사기' 형태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B씨 등이 벌어들인 범죄수익금 675억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하는 한편 남은 수익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원금‧고수익 보장 또는 투자 손실을 보상해주겠다며 유인하는 경우에는 사기‧유사수신 가능성이 높으므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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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w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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