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들 “디폴트 위기가 中 견제하려는 美 외교전 발목 잡아”
바이든, 출국 기자회견서 “디폴트 피할 것”
“세계 골칫덩어리 전락…아태지역 안정화 의지 의문”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부채한도 협상 때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일정을 축소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외교전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가 되지 않고 예산에 대한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상 권한을 가진 실무자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언급하며 “G7 정상회의에서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및 지도자들은 물론 실무팀과 계속 접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고위급 외교 무대인 정상회의 일정 중에도 국내 경제 문제에 대통령의 발목이 잡혀 있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 16일 매카시 의장을 비롯한 상하원 여야 지도부와 2차 회동을 갖고 부채 한도 문제를 논의했다. 이어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는 참석하겠지만 뒤이어 방문 예정이었던 파푸아뉴기니와 호주 방문은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 통신 등 미 언론은 이번 아시아 순방 축소가 중국을 견제하고 인도-태평양 지역과 연대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외교 전략에 차질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히로시마에 도착하면 그는 다른 국가의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디폴트를 피할 수 있다고 각국 정상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가장 강력한 초강대국의 범접할 수 없는 사령관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재앙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귀국해야 하는 지도자의 모습으로 보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동안 동맹국들은 미국이 세계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해왔다고 믿어 왔지만 최근 몇년 동안 정부 셧다운, 은행위기, 부채상한선 싸움 등으로 미국이 가져올 예측 불가능성을 계산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매튜 굿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경제 담당 수석 이사는 “확실히 미국의 부채 한도 문제가 정상회의에서 우려의 주제가 될 것”이라며 “각국 지도자들이 위험이 얼마나 심각한지 캐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방 하원의원을 지난 제인하먼 우드로윌슨 센터의 제인 하먼 전 소장은 “세계에서의 우리의 리더십은 스스로의 기능 장애로 인해 약화되고 있다”면서 “부채한도를 단기적으로만 상향하고 그 대가로 국방비를 제한한다면 우크라이나가 우리를 가장 필요로 할 때, 중국이 사방에 전진 기지를 구축하고 있을 때 우리는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NYT는 파푸아뉴기니 방문 취소를 포함한 조기 귀국 결정에 대해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헌신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고 중국이 악용할 공백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블룸버그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조기 귀국 결정은 중국을 견제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훼손할 것이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세운 확고한 경제력의 이미지와 대조를 이룰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백악관이 순방을 취소한 대신 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총리는 미국에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도록 초청한 것과 달리 제임스 마라페 파푸아뉴기니 총리에 대해서는 같은 약속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는 미국이 자신들을 방치하고 있다고 불평해 온 태평양 섬 국가들을 화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이 한번도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시진핑 주석은 2018년과 지난해 연이어 마라페 총리를 만났다.
에반 파이겐바움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트위터에서 “자신의 배를 가라앉히느라 바쁘다면 태평양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도대체 우리는 나머지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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