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과학자들 ‘반역혐의 체포’…격추책임 묻나

러시아 당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을 반역 혐의로 잇따라 체포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현지 시각 17일 보도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패트리엇 방공망을 이용해 러시아의 극초음속 킨잘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주장해 양측간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알려진 사태로 주목됩니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지난달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 지부 소속 이론·응용역학연구소의 발레리 즈베긴체프를 반역 혐의로 체포해 가택연금 처분했습니다.

이 사실은 지난 15일 러시아 과학자들의 공개서한을 통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즈베긴체프는 과학 관련 논문을 300편 이상 펴낸 과학자입니다.

그는 이란의 한 학술지에 역학과 관련한 글을 게재한 일로 국가기밀을 유출했다는 혐의를 적용받았습니다.

앞서 지난해 7∼8월에 걸쳐 이 연구소 소장인 알렉산드르 시플류크 등 여러 명이 구금된 바 있습니다.

이들은 초음속 미사일 연구와 관련한 자료를 중국 측에 빼돌린 등 혐의입니다.

이와 관련해, 과학자들은 당국에 보낸 항의 서한에서 “체포된 이들은 모두 눈부신 과학적 성과로 잘 알려졌으며, 일생을 러시아 과학에 헌신했다”며 “당국이 의심하는 일을 할만한 성정이 못 되는 점잖은 사람들이자 애국자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올들어 러시아 내에서 반역 혐의가 적용되는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에는 통상 군 관계자나 비밀리에 수년간 수사선상에 오른 과학자들이 대상이 됐지만 최근에는 일반 시민들, 특히 우크라이나와 연관된 이들이 체포된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라는 것입니다.

인권단체 퍼스트디파트먼트의 드미트리 자이르벡 대표는 “공개된 자료를 종합하면 이번과 같은 체포가 올해 들어 30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고, 확인되지 않은 사례까지 더하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4일과 16일 잇따라 미국산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을 활용, 키이우 상공 등지에서 킨잘 미사일을 수차례 요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러시아는 킨잘 요격이 불가능하며 우크라이나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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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진 기자 (nodanc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