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FR변이 폐암 1차치료제 ‘오시머티닙’…급여화는 5년째 묵묵부답

헬스경향 이원국 기자 2023. 5. 18. 11: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시머티닙이 1차 치료제로서 급여 도전 후 다섯 번 만에 암질환심의위원회의 문턱을 넘어섰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친정엄마께서 4년째 오시머티닙(상품명 : 타그리소)을 1차치료제로 복용 중입니다. 진료 때마다 엄마는 언제까지 약을 먹어야 하는지 물으시곤 합니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것은 치료 자체도 고통스럽지만 가족들에게 비싼 약값이 부담되기 때문입니다. 다음 진료는 7월 말쯤인데 벌써부터 두렵습니다. -환우 가족과의 대화 -

3월 22일 열린 제2차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에서는 오시머티닙의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급여기준이 설정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지 5년째, 국회 국민동의 청원 5만명 동의라는 환자들의 간절한 요청, 5번째 암질심 회의 끝에 이뤄진 결과다.

급여확대 첫 관문인 암질심 통과소식에 폐암환우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오시머티닙 1차 치료 급여가 눈앞에 다가왔다며 많은 기대감을 나눴다. 하지만 환자들의 기대와 달리 암질심 이후 오시머티닙 1차 치료 급여 논의는 감감무소식이다.

아직 오시머티닙 급여화는 갈 길이 멀어보인다.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와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최소 3개월의 논의기간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 또 평균 약제급여 적정성평가 120일, 약가 협상 60일, 약가목록 고시 30일이 각각 소요된다. 즉 오시머티닙은 빨라야 7월에 급여권에 진입할 수 있다. 암질심 통과 이후 두 달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추가적으로 어떤 소식도 들려오지 않아 환자들은 애타고 있다.

오시머티닙 1차 치료를 받고 있는 한 폐암환자는 “오시머티닙 암질심 통과 이후 급여와 관련해 어떤 소식도 듣지 못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답답하고 혼란스럽다”며 “한 달 한 달 비싼 약값을 결제하고 올 때면 다음 처방이 무섭다”고 토로했다. 이어 “하루하루 속이 타고 지난 수년간 급여를 기다려온 환자들을 생각해 정부와 제약사가 신속하고 전향적인 논의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민동의청원 5만명…빨라야 7월 급여화

오시머티닙 1차 치료 급여를 향한 환자들의 간절함에 국회도 나섰다. 2월에는 ‘폐암치료제 타그리소 1차 치료 급여 요청’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하 복지위)에 회부, 복지위 청원심사소위원회(이하 청원소위)에 상정됐다.

청원소위에서는 본회의 부의 여부가 결정되지 않고 ‘계속 심사’ 결정을 내리고 보험급여까지 지켜보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최근에도 국회 복지위 소속 서정숙 의원(국민의힘)은 보건복지부에 서면질의를 통해 오시머티닙의 신속한 급여 필요성 및 향후 급여 진행절차를 질문하며 오시머티닙 1차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서두를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원론적인 답변을 해왔다. 중증질환 신약에 대한 환자 접근성 강화를 통해 국민 건강증진 및 경제적 부담을 완화할 필요성이 있음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오시머티닙은 현재 경제성평가 절차를 거치고 있으며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 등을 고려해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또 급여적정성이 있는 것으로 의결돼 협상이 완료될 시 결과에 대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복지부가 상한금액 급여기준 등을 고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EGFR변이 폐암 1차치료제 ‘오시머티닙’


■3년 이상 전체 생존기간 확인, 환자 삶의 질↑

오시머티닙은 글로벌 3상 임상 및 실제 의료현장 데이터를 통해 표피성장인자수용체(이하 EGFR)변이 비소세포폐암환자 1차치료에서 3년 이상의 전체 생존기간을 확인한 유일무이한 EGFR 티로신키나제 억제제(EGFR-TKI)다.

폐암은 비소세포폐암(NSCLC)과 소세포폐암(SCLC)으로 구분된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환자 중 80~85%를 차지하며 ▲편평상피세포암 ▲선암 ▲대세포암 ▲미분화암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비소세포폐암은 유전자검사를 통해 EGFR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이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유전자변이(30~40%)는 EGFR변이다. 다행히 EGFR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표적항암제가 개발돼 환자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

실제로 1차 치료에서 오시머티닙을 평가한 FLAURA 3상에서 38.6개월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을 확인했으며 대조군인 기존의 표준요법(31.8개월)과 비교해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생존 개선을 보였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18.9개월로 표준치료군 10.2개월 대비 8.7개월 길었다.

또 오시머티닙 1차 치료를 받은 일본인 폐암환자 대상 리얼월드데이터 분석(REIWA)에서도 40.9개월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을 기록, 글로벌 임상과 일관되게 3년 이상의 생존기간을 확인했다. 이때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20.0개월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세훈 교수는 “3월 암질심 통과 이후 진료현장에서 환자들이 오시머티닙 급여가 언제 될 것인지 의료진에게도 많이 묻는다”며 “환자들만큼 의료진들도 오시머티닙의 1차 치료 급여를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어 암질심 이후 절차들이 조속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리얼월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할 정도로 표준치료로 쓰고 있는 치료제인 만큼 우리나라 환자들도 경제적 부담 없이 최적의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치료환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헬스경향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