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발이 저린 이유가 ‘이것’ 때문?

임태균 2023. 5. 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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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뿌리병‧손목터널증후군 등 말초신경질환이 ‘손발저림’ 유발
당뇨병은 손발저림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다발말초신경질환’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이미지투데이

저리다, 시리다, 쑤신다, 화끈거린다, 아프다, 마비된 것 같다, 피가 안 통하는 느낌이다, 먹먹하다 등등 ‘손발저림’은 매우 다양하게 표현된다.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흔하게 경험하는 증상이지만 ‘피가 안통해서 그러겠거니’하며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손발저림은 혈액순환보다는 말초신경질환으로 인해 발생한다. 손발저림을 유발하는 말초신경질환과 대처법을 자세히 살펴본다.

◆손발저림이 생길 수 있는 말초신경질환은?

우리 몸의 신경은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나뉜다.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구성되며 우리 몸에서 느끼는 감각을 수용‧조절하며 운동 등 생체기능을 조절한다. 말초신경계는 뇌와 척수를 제외한 모든 신경조직을 말하며 손과 발을 포함해 몸 전체에 고루 퍼져있다. 뇌와 척수로부터 몸 곳곳을 연결하는 ‘전선’과 같은 역할을 맡기 때문에 말초신경질환이 발생하면 손발저림 증상 같은 감각이상이 발생하게 된다.

손발저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말초신경질환으로는 ▲당뇨병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당뇨병성 다발말초신경질환’ ▲척추질환과 연관돼 발생하는 ‘신경뿌리질환’ ▲신경이 반복적으로 압박돼 생기는 ‘압박성 신경질환(손목터널증후군 등)’ 등이 있다.

이미지투데이

이형수 고려대 의대 신경과 교수(고대안산병원)는 “당뇨병과 함께 나타나는 신경질환은 여러 말초신경이 한꺼번에 손상되는 경향이 있다”며 “몸에서 가장 먼 부위인 발끝과 손끝에서부터 증상이 시작되고 저림, 시림, 남의 살 같은 감각이상이 동반되며 이 증상들이 위쪽으로 점점 올라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뇨병 유병기간이 길어 당뇨가 잘 조절되지 않거나 고혈압‧고지혈증‧비만 같은 대사증후군이 동반될 때 당뇨병성 다발말초신경질환이 잘 생긴다”며 “혈당과 대사증후군을 조절하는 게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다”고 덧붙였다.

◆압박성 신경질환과 신경뿌리질환의 특징은?

양쪽 손이나 발, 종아리 등 특정 신체에 저림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압박성 신경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엄지‧검지‧중지 등 손가락에 저림 증상이 나타나면 ‘손목터널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압박성 신경질환은 말초신경이 지나는 일종의 관(터널)이 반복적인 외상이나 염증반응 등으로 좁아지며 나타나는 ‘신경압박(눌림)’ 때문에 발생하며, 이 때문에 김장이나 바느질 등 특정 신체부위를 많이 쓸 때 더욱 악화된다.

척추질환과 연관돼 발생하는 신경뿌리질환은 대개 한쪽으로 치우쳐 발생하고, 목‧어깨‧허리‧허벅지로 이어지는 것 같은 통증이 함께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에는 저림 증상이 있는 쪽 팔다리의 힘이 빠지는 증상도 나타난다.

◆손발저림과 함께 힘이 쭉 빠지면 바로 응급실 방문  

흔하지는 않지만 뇌졸중이나 척수염처럼 중추신경질환으로도 손발저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진단과 치료가 늦으면 심각한 후유증과 장애가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두통, 어지러움, 언어마비,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마비증상 등이 동반된다면 빠르게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이형수 교수는 “마비증상이 없더라도 손발저림과 함께 근력저하가 생기고, 이것이 수시간에서 수일 이내에 빠르게 진행된다면 빨리 의료기관을 방문할 필요가 있다”며 “길랑-바레 증후군 같은 급성 말초신경병증이나 급성 척수염일 경우,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하반신 마비나 방광 기능상실 등의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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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처법은?

손발저림 치료를 위해서는 당뇨나 신장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지 병력 청취가 가장 중요하다. 또 척추 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신경압박, 외상 같은 외부적 요인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후 ▲혈액 검사 ▲신경전도 검사 ▲자율신경 검사 ▲근전도 검사 등을 통해 손발저림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한 후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이형수 교수는 “상당수의 손발저림은 말초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하지만, 이를 유발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혈액순환장애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때가 많은데 혈액순환장애는 쿡쿡 쑤시듯 통증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며 저린 증상과 잘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발저림을 계속 방치할 경우 통증이 더욱 심해지거나 치료 후에도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발생하면 주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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