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아이템 투자” 빌미로 유사수신 행위... ‘폰지사기’ 일당 검거
온라인에 가상의 의상을 대여하고 거래하는 P2P(개인간 거래) 사이트를 개설해 투자 회원들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수백억원을 끌어모은 사기조직이 사법 처리됐다. 경찰은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을 믿고 투자했다가 원금을 날렸다는 피해자들의 고소를 접수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사기, 유사수신, 방문판매 위반 등 혐의로 온라인 P2P 사이트 대표 A씨 등 18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A씨와 부대표 B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0년 11월부터 2021년 9월까지 ‘한복’ ‘치파오’ ‘기모노’ 등의 가상 아이템을 현금으로 대여한 뒤 개인간 거래를 유도하는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했다. 이들은 “가상의 아이템을 먼저 구매하면 후순위 투자자들에게 높은 가격으로 되팔아 수익이 보장된다”고 홍보했다. 또 향후 쇼핑몰, 게임사, 호텔, 여행사 등으로 사업부문을 확장할 예정이라며 회원들을 안심시켰다.
A씨 등이 운영한 사이트에서 아이템 구매·재판매 등으로 오간 투자금의 규모는 총 4393억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은 투자금을 선순위 투자자들에 대한 이익 배당금으로 사용하는 등 돌려막기 방식의 ‘폰지사기’ 행위를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후순위 투자자가 감소하자 투자금 환급을 현금에서 자체 발행한 코인으로 전환하고 이 코인이 거래소 시세에 연동되는 것처럼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자체 서버에만 기록되는 것에 불과했다.
경찰은 2021년 8월부터 작년 2월까지 같은 피해 사건을 여러 건 접수하고 수사를 벌여 순차적으로 관련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계좌 추적 등을 통해 범행 기간 내에 A씨 등의 계좌에 600억원 이상의 돈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 돈은 대부분 코인 구매 등으로 해외에 은닉돼 현재 몰수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중 675억원을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추징보전이란 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형이 확정되기 전에 빼돌릴 가능성에 대비해 일체의 처분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묶어두는 조치다.
경찰 관계자는 “원금·고수익 보장 또는 투자 손실을 보상해주겠다고 유인하는 경우는 사기나 유사수신 가능성이 높으므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피해 의심 사례가 있는 경우에는 경찰과 금융감독원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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