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샷 찍고 걷기 좋은 청남대부터 스카이워크까지

김지영 기자 2023. 5. 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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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것만으로 ‘힐링’되는 충북의 재발견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충북의 여러 곳이 유유자적 걷기 좋은 '힐링' 명소로 떠올랐다. 충북은 바다가 없는 대신 세계 제일의 관광국가 스위스처럼 호수와 주변이 절경을 이루는 곳이 많다. 충주호, 대청호 등 호수와 저수지가 757곳에 이른다. 코로나 사태로 3년여 동안 지속되던 통제가 풀리며 여행을 갈망하는 이가 부쩍 늘어난 가운데 마스크 벗고 움츠린 어깨 펴고 좋아하는 사람과 나란히 걸으며 추억 만들기에 제격인 그곳에 다녀왔다.

대통령별장에서 시민의 쉼터로 안착한 '청남대'

개방 20주년을 맞은 청남대.
청남대는 충북 청원군 대청댐 부근 약 55만 평의 부지에 지은 대통령 전용 별장이다. 이름 그대로 '남쪽에 있는 청와대'라는 의미다. 대통령의 전용 휴양지로 사용되다가 2003년 4월 18일 20여 년간의 베일을 벗고 일반에 전면 개방됐다. 청남대의 달력과 시곗바늘은 개방과 동시에 그날 멈췄다.

대통령과 가족이 쓰던 침실과 거실, 가구, 식기류 등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지만 청남대 바깥풍경이야말로 놓쳐선 안 될 볼거리다. 꽃들이 만발한 정원과 아름다운 대청호가 내려다보이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세상 모든 시름을 단숨에 날릴 수 있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경치를 배경에 두면 어떤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도 화보가 된다. 새로 단장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는 희미해진 역사를 돌아보며 고삐 풀린 애국심을 조이게 한다.

청남대 개방 20주년을 맞아 방문객을 위한 전시와 음악축제도 열린다. '빈센트 반 고흐, 그 위대한 여정'전은 6월 11일까지 청남대 대통령기념관(별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중부지역의 인기 예술축제로 자리매김한 '청남대재즈토닉페스티벌'은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청남대 호수광장에서 펼쳐진다.

누구나 예약 없이 당일 방문이 가능하다. 성수기(4~6월, 9~11월)에도 상시 개관한다. 5월말까지는 매주 토요일 밤 9시까지 야간 개장한다. 주차 공간도 기존보다 2배 많은 1260대를 수용할 수 있도록 넓혀 차량 이용이 쉬워졌다.

걸음 뗄 때마다 스릴 '단양 잔도길+만천하 스카이워크'

단양 잔도길.
만천하 스카이워크.
관광지로 유명한 단양에서 꼭 들러야 할 곳으로 단양 잔도길과 만천하 스카이워크가 첫손에 꼽힌다. 과연 평판이 틀리지 않았다. 잔도는 깎아지른 듯한 벼랑에 선반을 매달아 놓은 것처럼 보이는 길이다. 단양강과 어우러진 잔도는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답다.

단양 잔도길은 2017년에 개장했다. 그 덕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남한강 암벽을 따라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게 됐다. 길이는 단양군 보건소 앞에서 만천하 스카이워크까지 1.1km에 이른다. 출발지점과 끝나는 지점에 화장실이 마련돼 있으니 참고할 것.

단양 잔도길과 함께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된 만천하 스카이워크는 만 개의 골짜기와 천개의 봉우리라는 의미의 만학천봉(320m) 위에 설치됐다. 100m 이상 높이를 자랑해 야간에도 별처럼 빛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도를 굽이굽이 돌아 올라야 꼭대기 전망대에 다다른다. 날씨가 쨍하면 소백산 연화봉까지 보인다. 투명한 바닥 위에 서서 인증 샷 찍기는 필수. 젊은이들 사이에서 하나의 놀이처럼 각광받는다. 모노레일, 슬라이드, 알파인코스터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취향에 따라 골라 즐길 수 있다.

유람선 타고 즐기는 '도담삼봉'

도담삼봉.
도담삼봉은 단양군 도담마을 앞 남한강 위에 우뚝 솟은 세 개의 봉우리를 일컫는다. 가장 높은 가운데 봉우리는 정자 '삼도정'이 자리한 장군봉, 북쪽 봉우리는 처봉, 남쪽 봉우리는 첩봉으로 불린다. 충북 단양 8곳의 경승지(단양팔경) 중 첫 번째로 꼽힐 만큼 그 자태가 아름답다. 조선시대를 풍미한 학자 퇴계 이황과 화가인 단원 김홍도, 추사 김정희 등이 애정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정도전은 이곳에 정자를 짓고 이따금 찾아와 풍월을 읊었을 정도로 각별히 아꼈다 한다. 자신의 호 '삼봉'도 도담삼봉에서 따왔다.

도담삼봉을 구경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유람선을 타는 것이다. 유람선을 타고 한 시간 가까이 남한강 일대를 돌며 도담삼봉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또 단양8경 중 제8경인 석문과 은주암 자라바위 금굴도 감상할 수 있다. 석문은 자연이 만든 무지개 모양의 거대한 돌문으로 도담삼봉에서 상류 200m쯤에 자리한다.

해가 떠오를 때 물 위에 떠 있는 도담삼봉이 자아내는 운치는 신선의 세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신비롭다. 이 때문에 일출 시각에 맞춰 이곳을 찾는 이가 적지 않다.

단양군은 도담마을 앞 남한강 하천부지 1만300㎡에 팜파스(갈대의 일종) 숲을 조성하고 계절별로 양귀비, 금계국, 코스모스 등이 피어나는 1만7400㎡ 규모의 정원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도담정원이 만들어지면 황포돛배를 이용해 이곳을 거닐 수 있다 하니 걷기 좋아하는 여행객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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